‘검찰공화국’, 경찰까지 접수했다

2023.02.24 20:58 입력 2023.02.24 21:00 수정

국가수사본부장에 정순신

‘검찰공화국’, 경찰까지 접수했다

수사 총괄에 사상 첫 검사 출신
윤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져
경찰 중립성·독립성 훼손 우려

윤석열 정부 초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치안정감)에 검사 출신인 정순신 변호사(57·사법연수원 27기·사진)가 임명됐다. 현 정부 들어 검사 출신이 대통령실과 금융감독원장 등 요직에 대거 발탁된 데 이어 경찰 수사조직 수장 자리까지 꿰찬 것이다. 검사 출신이 경찰 수사를 총괄하는 것은 경찰 역사상 처음이다. 검경 수사권 조정의 취지에 반한다는 지적, 윤석열 대통령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정 신임 본부장이 경찰 수사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지킬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나온다.

경찰청은 24일 제2대 국수본부장에 정 변호사를 임명했다고 밝혔다. 정 신임 본부장은 부산 대동고·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1995년 제37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이원석 검찰총장과 사법연수원 27기 동기다. 정 신임 본부장은 오는 27일 취임한다.

국수본은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의 일환으로 신설된 국내 최대 규모의 수사조직이다. 미국의 수사체계를 본떠 한국판 연방수사국(FBI)이라고도 불린다. 문재인 정부 때 경찰 개혁의 일환으로 경찰 사무가 국가·자치·수사로 분리되면서 경찰 수사를 총괄하는 컨트롤타워로 격상됐다. 국수본부장은 경찰청장에게 없는 개별 사건 수사 지휘권을 갖는다. 경찰은 검경 수사권 조정에 따라 1차 수사 종결권을 부여받은 터이고, 내년부터는 국가정보원의 대공수사권도 이양받는다.

국수본부장은 경찰청장이 1명을 추천하면 행정안전부 장관, 국무총리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임기는 2년이고 중임할 수 없다. 20년 이상 검찰에 몸담았던 정 신임 본부장은 검사 재직 때 윤 대통령과 대검찰청·서울중앙지검 등에서 함께 근무한 인연이 있다.

경찰청은 “1차 수사기관으로 대부분 수사를 경찰이 담당하게 됨에 따라 경험 있는 외부 인사 영입을 통해 경찰의 책임 수사 역량을 한층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 내부에선 검찰이 경찰을 접수한 모양새가 됐다는 말이 나온다. 지방청 소속 한 경찰 간부는 “용산(대통령실)에서 검찰 출신을 민다는 얘기가 이미 돌았다”면서 “ ‘검찰 발 아래 경찰’이라는 정부 기조를 다시 한번 확인한 셈”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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