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노란 꽃 들고 헌재 앞에 선 이유

2024.05.21 20:32

‘반드시 행복 온다’는 마리골드꽃

손수 접어온 기후소송 당사자들

“안전한 삶 위해 정의로운 결단을”

황인철 시민기후소송 청구인·한제아 아기기후소송 청구인·김서경 청소년기후소송 청구인(왼쪽부터)이 21일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후 헌법소원 최후진술문과 마리골드 종이꽃을 들고 있다. 한수빈 기자 subinhann@kyunghyang.com

황인철 시민기후소송 청구인·한제아 아기기후소송 청구인·김서경 청소년기후소송 청구인(왼쪽부터)이 21일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후 헌법소원 최후진술문과 마리골드 종이꽃을 들고 있다. 한수빈 기자 subinhann@kyunghyang.com

어느 날 열 살 아들이 말했다. “엄마, 우리는 어차피 지구에서 모두 사라질 거야.” 기후위기로 인한 지구적 재앙을 막을 수 있는 골든타임이 7년 남았다는 다큐멘터리를 보고 한 말이었다. 10년 후를 상상했을 때, 장래 희망 대신 ‘소멸’을 떠올리는 아들을 보고 엄마는 거리에 나가기로 마음먹었다.

아기기후소송 당사자인 박서율(10)과 엄마 김정덕 활동가는 2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 서서 “이제는 위기가 아닌 판결의 시간”이라고 외쳤다. 이날 헌재에선 한국 정부의 기후변화 대응이 헌법에 합치하는지를 묻는 ‘기후소송’의 두 번째 변론기일이 열렸다. 이들 옆에는 황인철 시민기후소송 청구인과 김서경 청소년기후소송 청구인, 한제아 아기기후소송 청구인이 함께 섰다.

김 활동가는 “가장 약한 존재들부터 시작해 결국 우리에게 닥칠 재난을 정부가 알아차리고 막을 수 있도록 헌재가 신속하고 정의로운 결단을 내려주시길 간곡히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2차 변론에서 최종 진술자로 나선 3명의 청구인(황인철·김서경·한제아)은 손수 접은 마리골드 종이꽃을 들고 “개인의 역량만으로 해결될 수 없는 위기 앞에서 안전한 삶을 바라며 헌재 앞에 섰다”고 말했다. 마리골드의 꽃말은 ‘반드시 행복은 오고야 만다’이다.

이들은 “정부는 지난 공개변론을 통해 기후대응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면서 “평범한 사람의 삶과 일상이 유지되기 위해 고려해야 할 부분은 배제돼 있고, 어떻게 하면 산업계의 감축 부담을 줄일 수 있을까 하는 논의만 반복된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체 국가의 책임이 어디에 있느냐”고 말했다.

추천기사

바로가기 링크 설명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추천 이슈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