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업들, 정부에 “재생에너지 3배 늘려라” 요구

2024.06.26 17:11

전남 영암군 영암읍·금정면 경계인 활성산 정상에 들어선 풍력발전단지 모습. 경향신문 자료사진

전남 영암군 영암읍·금정면 경계인 활성산 정상에 들어선 풍력발전단지 모습. 경향신문 자료사진

기린홀딩스, 파나소닉, 라인 야후 등 RE100 캠페인에 참여한 일본 기업들이 일본 정부에 2035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3배 늘려야 한다고 권고했다. 기업들이 정부에 에너지 전환을 촉구한 것이다.

클라이밋그룹 등 일본의 RE100 선언 기업들은 지난 25일 일본 정부에 재생에너지 정책제안서를 제출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지난달 제7차 에너지기본계획 논의를 시작했는데, 기업들이 재생에너지의 비중을 늘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낸 것이다.

제안서를 보면 기업들은 일본 정부가 2035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현재의 3배인 363GW(기가와트)로 늘려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선 민간과 공공 영역에서 최대 18조1000억엔(약 157조4790억원)을 투자해야 한다고 적었다. 또 비화석 인증서의 발급·추적 및 인증 시스템을 간소화하고, 재생에너지 직접거래 제도인 전력구매계약(PPA·Power Purchase Agreement)의 접근성도 개선해야 한다고도 했다.

이번 정책 제안에 이름을 올린 기업은 기린 홀딩스, 라인 야후, 파나소닉, 소니, 후지 필름, 세콤 등 총 88개다. 제안에 앞서 지난 24일 열린 미디어 브리핑에서 기린 홀딩스의 후지카와 히로시 수석 임원은 “온실가스 순 배출 넷제로를 위해 전력을 재생에너지 100%로 전환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네이버 일본의 관계사인 LY코퍼레이션(라인 야후)의 니시다 슈이치 수석총괄책임자도 “(권고안이)재생에너지 도입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리 윌슨 클라이밋그룹 RE100 대표는 이날 브리핑에서 “RE100 가입 기업들이 일본에서 전력을 얻기 매우 어려운 상태로 정부 차원의 정책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3월 발간된 ‘2023 RE100 연간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은 전 세계 국가 중 두 번째로 재생에너지 전력 조달이 어려운 나라다. 2022년 기준 일본의 재생에너지 비중은 22.6%에 불과하다. RE100 달성 여부가 시장에서 더 중요해지는 반면, 달성에 필요한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아 기업들이 정부에 목소리를 낸 것이다.

같은 보고서를 보면 2022년 한국의 재생에너지 비중은 7.4%로 일본보다도 열악하다. 지난달 발표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2030년에도 재생에너지 비중은 21.6%에 불과하다.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와 같은 글로벌 탄소 규제를 앞둔 상황에서 한국 기업들의 경쟁력이 떨어질 위험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클라이밋 그룹의 샘 키민스 이사는 지난달 서울 중구에서 열린 아시아 재생에너지 성장 포럼에서 한국의 재생에너지 비율이 부족하다고 지적하면서 “기업에 RE100 합류를 요청하던 초기에는 ‘올바른 행동이긴 하지만 비용이 비싸다’는 얘기가 돌아왔지만, 지금은 재생에너지 가격이 싸기 때문에 경제적으로도 RE100에 합류하는 게 타당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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