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지선 기자에게 ‘서준맘’ 박세미씨를 인터뷰한 이유를 물었습니다. “요새 유튜브에서 핫하다길래 봤는데 너무 웃긴 거죠. 저도 아이를 키우는 엄마거든요. 과장되긴 했지만 현실 속 나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더라고요.” ‘맘카페’ 반응도 뜨거웠다고 하니 비단 임 기자만의 공감은 아닐 거예요. 서준맘은 일면 ‘극성’ 혹은 ‘진상’으로 비치기도 합니다. 하지만 “사랑스럽게 연기하려고 ‘줄타기’”를 하고 “아이 키우는 힘든 현실을 함부로 말하려고 하진 않”는 박세미씨의 노력 덕택에 서준맘은 보편적인 공감과 이해를 부르는 입체적인 면모와 서사를 갖추게 되죠. 저는 서준맘을 보면 찡해요. 아이를 키우지 않아서 그런지 서준맘보다는 서준이의 입장에 공감하게 되거든요. 서준이 시점으로 연출된 영상을 보면, 어린 시절 엄마에게 받았던 따뜻한 돌봄의 기억이 떠오르는 듯합니다. 집안 형편 때문에 투잡, 쓰리잡을 뛰고 공채 시험에 10번씩 떨어지면서도 “누구도 탓하지 않았다”는 박세미씨의 무한 긍정이 서준맘의 다정한 미소에 배어 나오는 것 같기도 하고요. 서준맘은 따뜻한 공감뿐만 아니라 서늘한 냉소도 불러옵니다. 한 네티즌은 ‘서준이 영어유치원 학예회 ASMR’ 영상에 “사회 풍자를 블랙코미디로 풀어낸 게 거의 찰리 채플린”이라는 댓글을 달며 극찬했어요. 4000회 넘는 공감을 받은 댓글이에요. 일상생활을 극사실주의로 담아내는 최근의 스케치 코미디는 평범한 삶도 극적으로 보이게 만드는 특징이 있어요. 유튜브로 ‘거리두기’한 현실은 익숙한 만큼 새로워보여요. 이미 일상의 일부가 돼서 문제인지도 몰랐던 문제가 비로소 선명하게 보이게 되거든요. 카니발과 포르쉐, 푸르지오와 건물주 같은 단어를 나열하며 사람들을 줄 세우는 서준맘 부부의 문제가 대표적이죠. 단지 ‘신도시 젊은 부부’라는 특정한 계급·지역을 겨냥한 콘텐츠였다면 이런 반응이 나오지 않았을 거예요. 3800회 공감을 받은 댓글 “K-비교의 웃픈 자화상”이라는 말이 딱 맞아요. 어느덧 공기처럼 널리 퍼진 'K-비교'의 추함을 직시하는 계기가 된 거죠. 저는 유튜브 시대의 코미디가 반갑습니다. TV처럼 심의가 없어서가 아니라, TV보다 더 끈질기고 세밀하고 우리 현실을 그려내기 때문이에요. 그 속에서 새로운 공감을 발견하고, 뼈아픈 풍자도 만납니다. 박세미씨도 서준맘도 더욱더 승승장구하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