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가뭄… 방재댐으로 대비하자

2015.06.16 20:47 입력 2015.06.16 21:08 수정
김용성 | 강원대 교수·지역건설공학

[시론]반복되는 가뭄… 방재댐으로 대비하자

152.36m. 소양강댐 수위가 1974년 댐 준공 이후 역대 최저치인 151.93m(1978년 6월24일)에 불과 43㎝ 차이로 육박하고 있다. 정상적인 용수공급 하한선인 150m도 위태롭다. 대지는 말라가고 농심도 새카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중부의 일부 지역은 생활용수마저 위협받고 있다. 전문가에 따르면 올 가뭄은 농업이 근대화된 이후 가장 최악이라고 한다. 벌써부터 작황 부진으로 채소 값은 예년의 1.5~2배 수준으로 올랐으며, 이대로 가다가는 올가을 김장철 주부들의 아우성이 불 보듯 눈에 선하다. 메르스 확산으로 휘청한 지역경제가 가뭄으로 인해 곤두박질할 태세다.

이제 가뭄은 그 정도만 다를 뿐 지속적으로 반복되고 있다. 1994, 1995, 2001, 2008, 2009, 2014년도에 심각한 가뭄으로 막대한 재산피해와 정신적 고통을 겪은 바 있고, 농업재해대책 자금 지원, 용수개발비 지원 등을 추진하였으나 이러한 것은 반복되는 가뭄 피해를 막을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

정부는 반복되는 가뭄 패턴을 고려하여 확실한 가뭄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매년 여름 홍수기에 흘려보내는 하천수를 담아 놓을 수 있는 대형 댐을 많이 만드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건설 비용이나 적지 선정, 환경 문제, 지역 여론 등 다양한 문제가 걸려 있어 쉽지 않아 보인다.

방재댐 형태라면 이러한 문제들을 일거에 해결할 수 있다. 방재댐은 홍수 예방, 산사태 예방, 산불진화 용수 공급, 농업용수 공급, 자연친화적인 경관 제공, 주민들의 휴식공간 창출 등의 목적으로 건설되는 친환경 다목적 저류지 형태의 소형 댐을 말한다.

소하천에 저류지를 넓게 만들고 수생식물 식재로 수질을 정화하며 친수·생태기능을 증진하여 주민친화적인 공간으로 조성되는 방재댐은 구조적으로 상·하류 측에 제체(제방 또는 댐의 본체)가 있는 형태로서 상류 제체는 토석류를 막을 수 있으며 하류 측 제체에는 수문을 달아 저류지 수위를 조절할 수 있다. 이·치수 동시 대비, 상·하류 제체 조성 등 건설 목적과 구조적 측면에서 일반 저류지와 구분된다. 산지와 인접한 하천 상류에 주로 건설하고 3만∼5만㎥ 정도 담수할 수 있는 정도의 규모가 적정한 것으로 연구된 바 있으나 지형 조건에 따라 그 규모는 조정할 수 있다.

하상구배가 급한 우리나라는 강수량이 홍수기에 편중되어 치수관리가 어렵고 여름철에 물을 댐 등에 저장하지 못할 경우 갈수기인 겨울과 봄철에 물 공급이 어려운 지형학적·기상학적 특성이 있다.

따라서 우기 시 홍수 대비, 가뭄 시 안정적인 수자원 공급을 위해서 이러한 물그릇을 농촌의 여러 지역에 많이 건설하여 별도의 수원으로 개발한다면 효용적 가치가 매우 높을 것이다.

반복되는 가뭄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부처 간 협업체계도 중요하다. 기상청은 현장 맞춤형 가뭄 정보를 제공하고 물 관련 기관은 이러한 정보를 토대로 부처 간 명확한 역할 분담과 해당 분야별 협업을 통한 공동대응 체계를 사전에 구축해야 한다. 더불어 부처 합동 물 수요관리 종합대책을 수립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가뭄 극복을 위한 연구·개발 투자도 강화해야 할 것이다. 빗물, 중수도, 폐수, 하수처리수 등 재이용 가능한 수자원을 적극 활용하도록 IT 융·복합 사업과 연계한 스마트 물 재이용 시스템을 개발해야 한다. 또 해수담수화 등 미완의 물 관련 기술을 활용 가능하도록 하는 연구·개발 투자도 필요해 보인다. 또한 수돗물 누수로 연간 50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하는 것을 해결하기 위한 누수 상수관망 재정비도 시급한 과제이다.

정부는 가뭄 대책을 전면 재점검해야 한다. 매년 땜질식 대책은 사후약방문이 될 수밖에 없다.

가뭄은 반복적으로 계속된다. 새카맣게 타들어가는 농심을 헤아려 전국 방방곡곡에 물을 담아 놓을 수 있는 물그릇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 백년을 내다본 이·치수 방재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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