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대출 지원사업 정부도 나서라

2013.08.12 21:47
이창호 | (사)더불어사는사람들 상임대표

얼마 전 (사)더불어사는사람들(이하 더불어)에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지방에 사는 기초생활수급자인 한 남성이 국민임대주택에 들어가게 됐는데 보증금 200만원 중 100만원이 부족해 여기저기 알아봤지만 구하지 못해 마지막으로 전화를 걸었다고 한다. 또 최근에는 중학생 자녀를 둔 한부모가정 어머니가 홈페이지를 통해 자녀 교육비가 필요하다며 대출문의를 했다. 이 사람들에게 급히 필요한 돈은 보증금 100만원과 자녀 학원비 10만원이다.

우리 더불어에서는 이 사람들의 사연을 듣고 착한대출약정서, 주민등록초본, 통장사본을 받아 필요한 자금을 대출해주었다. 이처럼 더불어에서는 취약빈곤계층에게 무이자, 무담보, 무보증으로 최고 100만원의 소액생활자금을 대출해주고 있다. 또한 대출시 얼굴을 보지 않아도 잘 상환할 수 있다는 신념으로 대출을 해 신용사회를 만들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소액대출과 복지를 결합해 건강한 나눔·신용·협동사회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경향마당]소액대출 지원사업 정부도 나서라

이처럼 어려운 사람들 모두에게 필요한 소액생활자금을 대출해주면 좋겠지만 현재 더불어에서는 한 달에 약 450만원 정도 대출을 해주고 있다. 이 금액도 회원들의 후원금에 상환금을 다시 합한 것이다. 한가닥 희망을 걸고 더불어로 대출문의를 하는데 기금부족으로 대출을 못 해 줄 때 미안하고 답답한 심정이다.

더불어로 대출문의를 하는 사람들 중 대부분은 기초생활수급자이거나 차상위계층, 신용불량자들이다. 이 사람들은 가난하거나 신용불량인 이유로 일반금융기관에서는 대출이 불가하다. 그렇다면 연이자율이 높은 대부업이나 불법개인사채를 이용해야 하는데 그것도 여의치 않다. 그렇다면 이런 사람들은 생활에 필요한 급전을 어디서 마련해야 할까? 다행히도 정부에서는 긴급지원제도를 마련해 일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에게 생계비, 의료비 지원을 하는 구호복지 사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어려울 때만 구호해주는 것이 아니라 다시는 가난하지 않게 자활, 자립할 수 있도록 계속 도와주는 생산복지사업이 필요하다.

더불어처럼 작은 단체가 이런 일을 하기에는 우리사회에 가난한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이제는 정부에서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소액 생활자금대출 사업을 시행할 것을 촉구한다. 정부는 가난의 대물림을 막고 그들이 자립해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일에 앞장서야 한다.

추천기사

바로가기 링크 설명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추천 이슈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