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튼튼한 ‘문재인 구두’로 응원에 보답”

2018.02.01 21:21 입력 2018.02.01 21:24 수정

사회적기업으로 재창업 ‘구두 만드는 풍경’ 유석영 대표

브랜드 ‘아지오’도 부활

유석영 ‘구두 만드는 풍경’ 대표가 1일 경기 성남시 중원구 구두공장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신어 화제가 된 모델을 들어보이고 있다.

유석영 ‘구두 만드는 풍경’ 대표가 1일 경기 성남시 중원구 구두공장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신어 화제가 된 모델을 들어보이고 있다.

‘문재인 구두’로 유명한 수제화 제조사 ‘구두 만드는 풍경’ 유석영 대표(56·1급 시각장애인)가 1일 공장 문을 다시 열었다. 경영난으로 폐업한 지 5년 만이다. 구두 브랜드는 이탈리아어로 ‘편안하다’는 뜻인 예전 이름 ‘아지오(AGIO)’를 그대로 사용했다.

“다시 구두를 만들게 되다니 꿈만 같습니다.”

경기 성남시 중원구 선일테크노피아(아파트형 공장)에서 만난 유 대표는 공장을 다시 열기까지 주위 사람들의 도움이 컸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아지오 펀드’를 개설해 필요한 자금을 만들었다. 펀드 범위는 최소 10만원부터 최대 50만원까지로 정했다. 1000여명이 참여해 2억3000만원을 모았다.

유 대표는 거액 출자와 대기업의 동업 제안도 있었지만 모두 거절했다. 그는 “재오픈하는 공장은 폐업하기 전과 마찬가지로 장애인의 일자리 창출을 목적으로 한 사회적기업”이라며 “뜻있는 시민들과 함께 키워 가기 위해 거절했다”고 말했다.

이렇게 마련한 자금으로 유 대표는 생산 설비를 갖추고 공장(485㎡ 규모)도 임대했다. 직원들도 뽑았다. 손재주 좋은 청각장애인 6명에다 지체장애인 1명 그리고 47년 경력의 구두제조 장인도 초빙했다. 유 대표는 이들과 함께 10개 모델 디자인을 가지고 구두를 생산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신었던 모델도 다시 만든다. 유 대표는 품질 고급화에 승부를 걸었다. 질 좋은 가죽을 사용하고 신발 밑창에는 한지를 까는 ‘결합형 수제화’로 제작해 타 브랜드와 차별화할 계획이다.

대통령 구두를 만든 회사로 유명해졌기 때문인지 공장 문을 열기도 전부터 구두 주문이 쇄도했다. 유 대표는 “구두를 사겠다는 사람이 많아 현재 200여켤레가 선주문된 상태”라며 “한꺼번에 몇백켤레를 주문하겠다는 단체도 있었지만 정중히 사양했다”고 말했다.

유 대표의 각오는 단단했다. 그는 “재창업하는 우리 회사는 청각장애인들이 우리나라 구두 장인의 명맥을 이어가는 동시에 품질을 바탕으로 100년을 가는 세계에서 가장 견실한 장애인기업 모델로 만들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의 회사는 2010년 파주에서 창업한 뒤 수제구두 제조업을 시작했지만 경영난을 겪다가 2013년 폐업했다. 폐업한 이 회사 구두가 화제가 된 것은 지난해 5월18일 5·18민주화운동 기념식 때다. 당시 무릎을 꿇고 참배하던 문 대통령의 낡은 구두 밑창 사진이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면서 ‘문재인 구두’로 유명해졌다.

문 대통령은 취임 후 낡아 더 신을 수 없게 된 이 회사 구두를 다시 구매하려고 했으나 회사가 폐업했다는 얘기를 듣고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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