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속 대란’ 겪던 코로나 백신 예약 시스템…휴가 반납하고 돌아와 ‘데이터 병목’ 해소

2021.08.23 21:24 입력 2021.08.23 21:25 수정

LG CNS 아키텍처최적화팀

김선정 상무와 박용운 팀장

코로나19 백신접종예약시스템 복구에 투입, 6일 만에 문제를 해결한 LG CNS 아키텍처최적화팀 김선정 상무(왼쪽)와 박용운 팀장. 이석우 기자

코로나19 백신접종예약시스템 복구에 투입, 6일 만에 문제를 해결한 LG CNS 아키텍처최적화팀 김선정 상무(왼쪽)와 박용운 팀장. 이석우 기자

가장 뛰어난 직원들로 팀 꾸려
시스템 효율 개선·서버 증설
6일 만에 개선 작업 신속 완료

“주변에서 ‘덕분에 예약’ 칭찬
우리의 기술력 보여줘 뿌듯”

지난달 19일 53~54세 대상 코로나19 백신 접종 온라인 사전예약 서비스를 개시하자마자 1000만명에 달하는 인원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예약사이트는 ‘먹통’ 상태에 빠졌다. 처리 가능한 수준보다 30배 이상 많은 접속자가 몰리자 예약사이트는 마비됐고, 정부는 2시간가량 예약을 중단했다. 앞서 같은 달 12일과 14일 55~59세 대상 사전예약을 개시·재개할 당시에도 각각 1시간가량 접속 지연 현상이 발생했다. 정부는 시스템 오류를 막기 위해 연령을 세분화해 분산 예약하도록 하고 시스템 안정화 작업까지 마쳤음에도 접속 오류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이런 ‘먹통’ 현상은 8월 들어 급속도로 안정됐다. 이른바 ‘예약 대란’ 후 업계 전문가들이 투입된 덕분이다. 그중에서도 LG CNS 아키텍처최적화팀은 시스템 접속의 병목 현상을 해결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했다. 23일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 LG CNS 본사에서 아키텍처최적화팀을 이끈 김선정 상무와 박용운 팀장을 만났다.

LG CNS는 예약 대란이 심각하던 지난달 21일 정부의 도움 요청을 받았다. LG CNS는 지난해 4월 EBS 온라인 수업 접속 문제를 해결한 경험이 있었다. 제주에서 휴가를 즐기던 박 팀장이 급하게 돌아와 가장 뛰어난 직원들로 팀을 꾸렸다.

LG CNS는 이튿날 백신 예약 과정을 살핀 후 데이터베이스 최적화 작업을 시작했다. 김 상무는 “책에서 특정 단어를 찾는다면 앞면부터 뒤지는 것보다 인덱스를 보고 찾는 것이 빠르지 않나. 기존의 백신 예약 시스템은 그 인덱스가 있긴 한데 그다지 효율적이지 못했다”며 “우리는 시스템에서 원하는 데이터를 빨리 찾을 수 있도록 그 인덱스들을 추가하는 작업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서버에 걸린 부하가 98% 이상 줄었다.

데이터 병목 현상도 개선했다. 용량이 큰 데이터가 매번 서버와 사용자 사이를 오가느라 병목 현상이 심해졌다고 판단해 이 파일들을 네이버 클라우드로 옮겼다. 박 팀장은 “사용자는 서버에서 백신 예약 관련 데이터만 가져오고, 이미지와 폰트 등 덩어리가 큰 파일은 네이버 클라우드에서 따로 가져오니 병목 현상이 80% 정도 경감됐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작업에 더해 서버도 10대에서 15대로 50% 증설했다. 지난달 28일까지 6일 만에 개선 작업이 완료됐다.

그 결과 지난달 22일 분당 최고 3600명이던 예약 처리량이 이달 9일 1만6800명으로 약 4.6배 증가했다. 서버를 100% 사용하고도 30만명을 처리하던 시스템이 이제 서버의 10~20%만 사용하고도 200만명을 처리하도록 안정화됐다. 김 상무는 “정부가 급하게 백신 예약 시스템을 만들다 보니 시스템 테스트나 최적화 과정을 거치지 못했을 것”이라며 “우리가 그 최적화 과정을 진행한 결과”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백신 예약 시스템을 개선한 데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박 팀장은 “40대 또래인 친구들이 ‘예약이 잘 안된다고 해서 긴장했는데, 네 덕분에 대기도 안 하고 바로 예약에 성공했다’며 고맙다고 하는데 4~5일 동안 밤새워 일한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김 상무는 “이런 상황에서 가장 정확하게 문제를 발견하고 개선책을 제시할 수 있는 팀이 우리 팀이라고 자부한다”며 “우리 기술력을 대외적으로 보여준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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