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인사청문회]무뎌진 의원들 드러난 의혹만 추궁

2002.10.01 18:30

1일 김석수(金碩洙) 총리서리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는 앞서 장상(張裳)·장대환(張大煥) 청문회에 비해 긴장도가 떨어졌다. 새로운 의혹을 제기하기보다 언론을 통해 드러난 의혹들을 다시 추궁하는 수준에 그쳤다는 평이다.

○…청문특위 위원들은 공격의 날을 제대로 세우지 못했다. 국정감사 등으로 사전 준비가 충분치 못했다는 해석과 2명의 전임자 인준을 부결시킨 데 대한 부담감이 컸다는 시각이 교차했다. 그러나 민주당 의원들은 장대환 전 서리 청문회에서 ‘서리 편들기’에 치중했다는 비판을 의식한 듯 상당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김서리는 자녀들에 대한 재산증여가 도마에 오르자 두 아들에 대한 감정을 가감없이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장남에 대해 “미국에서 7년 있었는데 어학연수로 세월을 다 보냈다. 나름대로 공부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는 없었다”고 밝혔다. 아들들로 인해 다소 속 썩었겠다는 위로를 듣고는 “그 정도가 아니다. 많이 썩었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소득있는 자녀에게 ‘용돈’을 준 것이 이상하지 않느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자기들 받는 돈은 저금을 한다. 용돈은 용돈대로 얻어쓰고 박사과정 등록금도 대달라고 하고, 요즘 애들은 그렇게 한다”며 ‘세태관’을 설파하기도 했다.

○…청렴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김서리가 잦은 해외여행을 한 것으로 드러나 구설수에 올랐다. 한나라당 김성조(金晟祚) 의원은 “(김서리를 포함해) 가족 6명이 최근 66개월동안 77회의 해외여행을 다녔다”고 지적했고 같은 당 김학송(金鶴松) 의원도 “(김서리가) 올해 일본 여행시 골프채를 갖고 다녀왔는데 5월부터 정부공직자윤리위원장을 맡은 분이 골프여행 갖다온 것은 문제 아니냐”고 가세했다. 궁지에 몰린 김서리는 “7순된 친구들끼리 기념으로 일본에 다녀왔다”며 “총리가 되면 여행수지문제 호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대법관으로 2년간 한솥밥을 먹었던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와 김서리의 인연이 화제가 됐다. 한나라당 안영근(安泳根) 의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이후보를 존경하는 분이라고 했는데 변함이 없느냐”고 질문, “변함이 없다”는 답변을 이끌어냈다. 안의원은 한발 더 나아가 존경할 만한 이유를 물었고 김서리는 “빈틈없는 분이다. 추종할 만한 법률이론을 많이 개발했다”고 답했다.

〈김민아·손승욱기자 ma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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