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의 힘’ 어디서…

2006.02.01 23:25

최근 한나라당 박승환 의원은 당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여야 원내대표 회담을 통해 국회 정상화를 이끌어낸 이재오 원내대표를 극찬했다. 박의원은 “이번 합의는 대단한 성과로, 이원내대표의 연출력이 돋보였다”고 말했다. 지난 설날 이원내대표 집에는 서울의 광역·기초의원 등 50여명이 다녀갔다고 한다.

박근혜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원내대표를 ‘우리 대표’라고 부르며 남다른 ‘믿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대표적인 비주류에다 이렇다할 ‘정치적 지분’도, 계보도 없는 이원내대표의 ‘힘’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의원들은 일단 그에 대한 ‘신뢰’가 바탕이라고 말한다. “제 욕심 내지 않고 당과 박대표를 위해 일하고 있다”(초선 의원)는 것이다. 뾰족한 대안이 없었던 이유도 있지만 이른바 ‘산상 합의’를 1일 의원들이 총회에서 별다른 반대없이 추인한 것은 같은 맥락이다. 한 당직자는 “이원내대표가 사학법 반대 투쟁으로 진퇴양난에 빠진 당과 박대표를 구해줄 적임자로 의원들이 판단했고, 실제로 기대를 충족시켰다”고 말했다.

이 때문인지 이원내대표는 당초 그를 밀었던 비주류나 소장파는 물론 박대표측으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어느 한쪽으로 기울지 않음으로써 양쪽의 지지를 받고 있는 셈이다.

그 연장선상에서 이원내대표의 힘이 결국은 박대표에게서 나온다는 시각도 있다. 한 영남권 중진은 “의원들은 ‘대선 흥행’ 등의 이유로 유력 대권 예비주자인 박대표의 낙마를 원하지 않는다”며 “이원내대표가 제 목소리를 내며 박대표와 틀어질 경우 적지 않은 의원이 등을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재야출신의 개혁적인 이미지도 박대표와 한나라당에 플러스 요인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이원내대표도 이런 정황을 잘 알고 있는 듯하다. 그는 이날 “내가 무슨 힘이 있느냐. 사심없이 일하고 대여협상을 열심히 한 것을 동료들이 후하게 봐주는 것 같다”며 몸을 낮췄다.

〈최재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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