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한 박근혜 “드릴 말 없다”

2009.04.30 18:09
이고은기자

친이계 내부 갈등과 거리… 무위의 정치 계속

4·29 재·보선에서도 ‘박근혜의 힘’은 여실히 입증됐다. 선거 기간에 한마디도 하지 않았지만, 경북 경주 재선거에서 친박계 정수성 당선자는 친이계 정종복 후보를 누르고 낙승을 거뒀다. 어디든 마음 먹으면 당락을 좌우할 수 있는 힘을 보여준 셈이다.

그럼에도 박 전 대표는 ‘상대방이 도발하지 않는 한’ 조용한 행보를 이어갈 전망이다. 굳이 나서서 말을 하지 않아도 박근혜의 힘은 점차 강해지고, 세력도 불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조급해할 이유가 없다는 판단이다.

박 전 대표는 30일 국회 본회의장에 들어서면서 기자들이 재·보선 결과에 대해 묻자 “별로 드릴 말씀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측근인 이정현 의원도 “선거 이후 달라질 것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박 전 대표가 국회와 지역구 활동 등 국회의원으로서 본연의 업무에 치중하는 정중동 행보를 계속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근혜의 승리로 당은 참패했다’는 이중적인 상황과 이에 따른 비판까지 고려해 신중한 자세를 유지하는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표는 물론 친박계 의원들은 재·보선 책임론에 대해서도 한 발 비켜나 있겠다는 분위기다.

한 친박계 중진의원은 “불똥은 친이계 쪽에 떨어진 것 아니냐. 그동안 당을 이끄는 주류였던 친이계가 어떤 방안을 만들어낼지 먼저 지켜봐야지, 우리가 굳이 끼어들 이유는 없다”며 이 같은 분위기를 전했다. 섣불리 움직였다가 계파간 갈등에 휘말릴 수도 있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또 다른 재선 의원은 “박 전 대표의 힘은 친이계에서도 이제 쉽게 건드릴 수 있는 부분이 아님이 이번에도 입증됐다”면서 “우리가 서두를 이유가 없다”며 느긋한 입장을 보였다.

박 전 대표도 ‘무위의 정치’에 대한 자신감이 붙은 만큼 당분간 조용히 내부를 다져 나가는데 치중할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표는 오는 5일부터 5박7일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해 스탠퍼드대에서 국가안보 및 대북 문제에 관한 강연을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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