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의원들, 도 넘은 ‘제식구 감싸기’

2009.09.15 18:21
이고은기자

“검증 불필요한 인품… 인신공격 말아야…”

“전쟁 중인 장군끼리도 도가 있다. 동료 의원이 입각했는데 인간적으로 축하해야 할 일이다.” “후보자는 능력이나 자질 검증이 불필요할 정도로 자질과 인품을 갖춘 분이다.”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와 주호영 특임장관 후보자에 대한 15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이 후보자들을 옹호하며 내논 말이다. 야당이 위장전입, 세금탈루 등 의혹을 제기하며 날을 세운 데 대한 ‘제식구 감싸기’인 셈이다.

최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첫 질의에서부터 낯간지러운 ‘방어’가 시작됐다. 지식경제위의 김정훈 의원은 “최 후보자와 17대 국회에서 같이 활동했는데 곁에서 보니까 능력이나 자질 검증이 불필요한, 자질과 인품을 갖춘 분”이라고 치켜세웠다. 이어 “최근 일부 언론에서 묻지마식 허위폭로 기사가 실린 적이 있는데 청문회는 후보자의 능력과 자질을 검증하는 것이지 묻지마식 허위 인신공격의 장이어선 안 된다”고 야당 공세 사전차단에 나섰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청문회의 ‘수준’과 ‘품격’을 거론하며 야당의 비판도 폄훼했다. 지경위 이종혁 의원은 “동료의원이라고 해서 공직자로서 하자가 있거나 국가와 국민에게 이롭지 않다는 철학이 있어야만 지적할 수 있다”며 “(이것이) 정치 냉소주의, 정치 왜소화를 탈피하고 정치의 품격을 높이는 일”이라고 말했다.

애써 도덕성 문제를 피해가기도 했다. 지경위의 김태환 의원은 “(최) 후보자의 도덕성 문제라던가 개인적 문제는 야당 의원께서 질의도 하시니 후보자의 자질, 정책 능력 쪽으로 질의하겠다”고 했다. 도덕성 문제는 거론도 않은 채 원론적인 정책 관련 질문만 하는 의원도 적지 않았다.

후보자에게 해명의 기회를 주고자 별도시간을 할애하기도 했다. 정무위의 공성진 의원은 주 후보자에게 “강남 대치동에 집을 갖고 사는 것이 여타 지역 3~4채를 갖고 사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는데, 판사·변호사 생활을 하면서 30몇평짜리 집을 갖고 있는 것이 큰 부를 축적했다 보지는 않는다”면서 동의를 구했고, 이에 주 후보자는 “밥이라도 먹고 산다는 걸 감사해야 한다는 것 아닌지…”라며 응수했다.

이에 진보신당 조승수 의원은 최 후보자 인사청문회 도중 “한나라당 의원들의 동료의원 구하기가 참으로 눈물겹고 감동스럽기까지 하다”고 일갈, 한나라당 의원들을 머쓱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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