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더 거론 말자”… 유승민, 측근에 “총선 잘되길”

2015.07.09 22:09 입력 2015.07.09 22:36 수정

유 빠진 새누리 최고위 회의

유승민 전 원내대표에 대한 ‘정치적 숙청’ 작업을 끝낸 다음날인 9일 새누리당은 하루 종일 어수선했다. 김무성 대표는 다시 ‘함구령’을 내렸다. 대신 당 지도부는 일제히 ‘국민’과 ‘민생’을 입에 올렸다. 여권 내홍을 봉합하는 데 부심하는 상황인 것이다.

하지만 지도부 일부와 친박계는 이날도 유 전 원내대표에 대한 비난을 이어갔다. 한국 정치사의 오점으로 남을 이번 사태에 대해 집권여당 누구에게서도 책임지는 자세를 볼 수 없었다.

<b>모두가 착잡</b> 유승민 원내대표 축출 다음날인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김무성 대표(왼쪽에서 두번째) 등 최고위원들이 모두 착잡한 표정으로 참석자의 발언을 듣고 있다. | 권호욱 선임기자 biggun@kyunghyang.com

모두가 착잡 유승민 원내대표 축출 다음날인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김무성 대표(왼쪽에서 두번째) 등 최고위원들이 모두 착잡한 표정으로 참석자의 발언을 듣고 있다. | 권호욱 선임기자 biggun@kyunghyang.com

■ 함구령 속 봉합 시도

이날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는 유 전 원내대표를 제외한 최고위원 7명 전원이 참석했다. 김무성 대표는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는 속담처럼 이 일을 계기로 당이 더욱 단단하게 하나로 결속하고 국민을 위한 정치를 펴나가는 데 더욱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특히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 문제에 대한 묵언이다. 애당심으로 협조해주기 바란다”고 했다. 이번 사태를 ‘아름답게’ 마무리하기 위해 갈등을 유발하는 발언에 대한 ‘함구령’을 내린 것이다.

김 대표의 ‘함구령’에도 불구하고, ‘유승민 파동’의 여진은 이어졌다. 유 전 원내대표가 전날 물러나면서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을 사실상 비판한 것을 친박계는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이인제 최고위원은 “정치인이 책임질 때는 고독하게 홀로 결단해 물러나는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 정무특보인 김재원 의원도 이날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말을 보태면 또 새로운 논란이 될 것 같아 가급적 자제하는 게 좋을 것”이라면서도 유 전 원내대표의 ‘소통 부족’ 문제를 비판하기도 했다.

새 원내대표는 점점 ‘친박 뜻대로’ 흘러가는 양상이다.

최고위원들은 오는 14일 선출될 차기 원내대표로 수도권 지역구에 계파색이 없는 인물을 합의 추대하자는 원칙에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원유철 전 정책위의장(경기 평택갑)이 급부상하고 있다.

■ 유승민 당분간 ‘회복기’

유 전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원내대표실로 나와 당 사무처 등 함께 일했던 직원들과 인사를 나눴다. 그는 기자들이 향후 일정을 묻자 “나도 지역구 관리해야죠. 지역구도 가고, 이제 국회 일 있으면 참석할 것”이라고 답했다.

유 전 원내대표는 당분간 외부접촉을 삼가면서 ‘회복기’를 가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잠행’은 그리 길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유 전 원내대표는 이번 파동을 통해 신보수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그는 전날 사퇴 기자회견문에서 “원내대표가 아니어도 더 절실한 마음으로 그 꿈을 이루기 위한 길로 계속 가겠다”고 밝혔다.

유 전 원내대표는 전날 저녁 원내부대표단과의 회식에서 “그동안 고마웠다, 미안하다. 내년 총선에 부대표님들 모두 잘되길 바란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신을 옹호했던 의원들이 향후 공천에서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를 드러낸 것으로도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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