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국민의당 김경진 당선자

2016.05.08 22:52 입력 2016.05.08 23:40 수정

“70.8% 득표율? 호남 상실감의 표현”

국민의당 김경진 당선자가 8일 경향신문과 인터뷰하면서 20대 국회 활동 계획 등을 밝히고 있다.  권호욱 선임기자

국민의당 김경진 당선자가 8일 경향신문과 인터뷰하면서 20대 국회 활동 계획 등을 밝히고 있다. 권호욱 선임기자

4·13 총선에서 야권의 최대 화두는 호남이었다. 야권 심장이면서도 그 때문에 지금까지 경쟁이 없었던 이곳의 선거 결과는 ‘야권 중심세력의 교체’를 의미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결과는 국민의당의 압승이었다. 호남 전체 28석 중 23석을 쓸어담았다. 특히 김경진 당선자(50·광주 북갑)는 70.8%의 득표율로 광주·전남 최고 득표율을 기록했다. 총선 도전 3수 끝에 일궈낸 결과였다. 제1야당 후보로 나서지 못하고 번번이 고배를 들었던 앞서와 달리 그의 이번 최고 득표는 상징적이다.

김 당선자는 8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최고 득표율을 얻은 요인으로 국민의당 바람, 자신에 대한 지역 유권자의 연민, 더불어민주당의 늦은 공천을 꼽았다. 국민의당 압승 이유로는 “호남의 상실감”을 들었다. “대선 때 민주당에 몰표를 줬는데 민주당에서도 헤게모니를 잃고 호남 유력 정치인은 배제돼 자괴감을 갖게 됐다”는 것이다.

여기에 노무현 정부 대북송금 특검 트라우마, 더민주 문재인 전 대표 집권 가능성에 대한 회의감 등이 맞물렸다고 분석했다.

김 당선자는 “나는 야권연대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그런데 한 신부님이 ‘이제 호남의 인재를 키워야 한다’고 하더라”며 “정의구현사제단에 소속된 진보적 신부님이 그런 말을 해 깜짝 놀랐다. 호남 민심이 그렇게 돌아갔던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총선의 호남 표심을 두고 ‘호남 자민련’ ‘호남의 세속화’라는 비판도 나온다. 김 당선자는 “인사·예산·산업기반시설이 영남에 집중돼 있는데 호남은 조그만 것만 요구해도 세속화니, 비루하니 욕을 먹는다는 반론도 가능하다”며 “ ‘다른 지역과 똑같이 대접받고 싶다, 그를 위한 가장 쉽고 빠른 방법이 정권교체’라는 게 호남 민심”이라고 전했다.

총선 뒤 당내에서 ‘연립정부론’이 쏟아졌지만 김 당선자는 “실체 없는 허깨비”라고 했다. “안철수 대표는 독자정당론자이고, 독자정당론과 연정론은 양립 불가”라는 것이다. 수년간 종합편성채널에 나와 정치평론을 했던 그는 ‘주장형’보다 ‘분석형’ 화법이 몸이 밴 듯했다.

검사 출신인 김 당선자가 정치인으로의 변신을 마음먹은 결정적 계기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었다. “노 전 대통령이 내 마음에 불을 질렀다. 전주지검 공안검사로 있던 2002년 대선의 드라마틱한 과정을 보면서 ‘정치라는 게 의미와 가치가 있는 것이구나’ 생각했다.”

검사 출신은 대개 전문성을 살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배치된다. 그러나 김 당선자는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를 희망한다. 평소 과학에 관심이 많았고, 과학이 세상을 바꾼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는 “20대 국회에서 과학자들이 마음 놓고 연구할 수 있는 문화와 분위기를 김경진이 선도했다는 평가를 듣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추천기사

바로가기 링크 설명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추천 이슈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