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정의로운 민주공화국 만들겠다”

2017.01.26 20:55 입력 2017.01.26 21:03 수정

대선 출마선언…새누리 탈당 이회창, 옛 참모 지지 선언

4대 권력기관 개혁·재벌 총수 ‘사면복권 금지’ 등 역설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오른쪽)이 26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대선 출마 기자회견을 하기에 앞서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를 안내하고 있다. 연합뉴스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오른쪽)이 26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대선 출마 기자회견을 하기에 앞서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를 안내하고 있다. 연합뉴스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59)이 26일 “대통령이 되어 진정한 민주공화국을 만들겠다”며 19대 대통령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정치 여정의 화두로 삼고 있는 헌법 1조와 개혁적 보수를 전면에 내걸었다. 그는 ‘따뜻하고 정의로운 공동체’를 목표 지점으로 강조하면서 재벌개혁과 저출산 극복, 혁신성장을 위한 ‘용감한 개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이날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가 쓴 “부모 잘 만난 것도 능력”이라는 말로 출마선언을 시작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이 분노와 좌절, ‘국가란 무엇인가’에 대한 시민의 목소리를 가슴에 담고 19대 대선에 출마한다”고 말했다. 출마장소로 헌정기념관을 택한 것은 핵심 메시지로 내세운 헌법 가치를 부각하기 위함이다.

그는 자신이 꿈꾸는 민주공화국의 상을 “밀린 집세 70만원을 남기고 자살한 송파 세 모녀, 컵라면이 든 가방을 남기고 구의역에서 숨진 비정규직 김모군, 차가운 쪽방에서 폐지 수집으로 연명하는 할아버지 할머니, 이런 불행한 국민이 없는 세상”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사회 각 분야 개혁을 말했다. 4대 권력기관(검찰·경찰·국정원·국세청) 개혁과 재벌총수에 대한 사면복권 금지, 복지·노동·교육·보육·주택·의료 분야의 과감한 개혁이 필요하다고 했다.

유 의원은 특히 “아이 키우고 싶은 나라”를 어젠다로 세웠다. 이를 위해 ‘1호 공약’인 육아휴직 3년 법안 추진과 칼퇴근 정착, 주말 업무지시 등 ‘돌발노동’ 근절 등을 제시했다. 고용보험에 가입하지 못한 열악한 사업장에는 국가가 휴직급여를 지원하는 ‘부모보험’ 도입도 제안했다.

경제정책의 방점은 ‘평평한 운동장’과 ‘혁신성장’에 뒀다. 재벌에서 혁신창업, 중소기업으로 시장경제 무게중심을 옮기겠다는 것이다. 그는 “대통령 후보 중 경제전문가는 제가 유일하다”며 “우리 경제가 가보지 못한 혁신성장의 길을 제가 개척하겠다”고 강조했다.

최대 난관은 낮은 지지율과 보수진영 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쏠림현상’이다. 유 의원은 “아무리 대선 기간이 짧더라도 철저한 검증이 이뤄지면 제 지지율이 요동칠 거라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반 전 총장도 바른정당에서 치열한 경선을 함께 치르자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 핵심세력과의 차별성도 부각했다. 그는 이날 박 대통령의 한나라당 대표 시절 비서실장을 맡아 ‘비선 실세 국정농단’ 사태 책임론이 거론되는 데 대해 “(당시 최순실 역할을 모른 데 대해) 좀 더 알아내고 더 세게 못한 게 후회되지만, 정치하면서 책임을 회피해본 적이 없다”고 적극 반박했다. 박 대통령이 전날 언론 인터뷰에서 의혹을 전면 부인한 데는 “납득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출마선언 현장에는 500석 규모 강당에 1000여명이 몰렸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도 새누리당을 탈당하고 참석했다. 이 전 총재는 축사에서 “박 대통령이 ‘배신의 정치’ 운운하면서 유 의원을 매도하고 원내대표를 떠나게 만드는 것을 보고 정말 가슴 아팠다”며 “유 의원은 진정한 보수의 가치를 정열을 갖고 국민에게 설득하고 정치를 바로잡아갈 분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2000년 이 전 총재의 영입으로 여의도연구소장을 맡으며 정치권에 입문했다.

이날 새누리당을 탈당해 바른정당에 합류한 홍철호 의원도 “올바른 판단을 하고 용기있게 결단할 수 있는 후보가 바로 유승민”이라며 유 의원 출마를 지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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