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16일 전직 대통령 전두환씨의 배우자 이순자씨와 만났다. 노무현 전 대통령 배우자 권양숙 여사 예방 때의 지인 동행 논란이 잦아들지 않은 시점이지만 역대 대통령 배우자 예방 행보를 이어갔다.

김 여사는 이날 오후 2시55분쯤 이씨의 서울 연희동 자택을 찾아 오후4시25분까지 90분 가량 이씨와 만났다. 전직 대통령 이명박씨의 부인 김윤옥씨와 권 여사에 이어 세 번째다.

두 사람의 만남은 비공개로 이뤄졌다. 일정에는 대통령실 부속실 행정관 1명만 동행했다. 지난 13일 봉하마을 방문 당시 사적 친분이 있는 지인, 코바나컨텐츠 직원 출신 대통령실 직원 등 4명과 동행한 것과 대조된다.

이날 만남은 윤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전씨 옹호 발언 논란을 겪은 데다, 취임 전후로는 5·18 민주화운동을 국민 통합을 위한 핵심 가치로 부각하며 호남 민심 끌어안기에 공을 들여왔다는 점에서도 주목됐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여권이 총출동한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자유민주주의를 피로써 지켜낸 오월의 정신은 바로 국민 통합의 주춧돌”이라며 “국민 모두는 광주 시민”이라고 말했다.

김 여사는 ‘대통령님의 메시지를 가져오셨나’, ‘대통령실과 일정을 상의했나’ 등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이씨 자택으로 들어갔다. 만남을 마치고 돌아갈 때도 기자들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연로하신 전직 대통령 부인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오래전에 계획됐던 기획됐던 것이기 때문에 그런 차원에서 인사드리러 갔었다고 그렇게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