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위기의 봄’

북 “총공세 진입” 남 “경거망동 중단”…긴장 수위 최고조

2016.03.07 23:02 입력 2016.03.08 10:09 수정

한·미 연합 ‘키리졸브 훈련·독수리 연습’ 시작

대화채널·개성공단 등 ‘안전장치’ 실종…대북제재도 본격화

남북 정치 일정도 ‘치킨게임’ 부채질…북 저강도 도발 가능성

한반도에 ‘봄의 위기’가 재연되고 있다. 북한의 제4차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발사로 촉발된 한반도 위기 국면이 7일 시작된 한·미 연합 군사훈련으로 군사적 긴장 수위가 급상승하고 있다. 남북 간 최소한의 안전장치마저 제거된 ‘2016년 봄’의 한반도 상황이 예사롭지 않다.

한·미연합사령부는 이날 양국군이 키리졸브·독수리 연습을 시작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지휘소훈련(CPX)인 키리졸브는 18일까지, 실기동훈련(FTX)인 독수리 연습은 다음달 30일까지 진행된다. 한·미연합사 관계자는 “이번 키리졸브·독수리 연습은 참가 병력과 장비 등 전력을 통틀어 보면 역대 최대 규모”라고 말했다. 해외 미군과 주한미군을 합해 미군 1만7000~1만8000여명, 한국군 30만여명이 참가하며 최첨단 군사장비들이 동원된다.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인 존 C 스테니스호 항모강습단도 훈련을 위해 13일 부산항에 입항한다.

<b>장갑차·잠수함·상륙함 합동작전</b> 한·미 연합 군사훈련이 시작된 7일 포항 앞바다에서 해병대 상륙돌격장갑차, 해군 잠수함, 향로봉함(상륙함·왼쪽부터)이 작전 수행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장갑차·잠수함·상륙함 합동작전 한·미 연합 군사훈련이 시작된 7일 포항 앞바다에서 해병대 상륙돌격장갑차, 해군 잠수함, 향로봉함(상륙함·왼쪽부터)이 작전 수행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남북은 이번 훈련을 두고 격한 말을 주고받았다. 북한 국방위원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우리 군대와 인민은 총공세에 진입할 것”이라면서 “우리의 군사적 대응조치는 보다 선제적이고 보다 공격적인 핵타격전으로 될 것”이라고 밝혔다. ‘불바다’ ‘잿더미’라는 표현도 동원했다. 전날 외무성 대변인 담화에 이어 연합훈련에 공세를 취한 것이다.

국방부도 즉각 성명을 통해 “북한은 스스로를 파멸로 몰고 가는 경거망동을 즉각 중단하라”고 반박했다. 국방부는 “만약 북한이 우리의 경고를 무시하고 도발을 감행한다면 우리 군은 단호하고 가차 없이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매년 3·4월 한·미 연합 훈련으로 한반도의 봄은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시기다. 2010년 3월26일 천안함 침몰 사건, 2012년 4월13일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2013년 4월8일 개성공단 잠정 중단 등 현안이 발생하면 위기 지수가 높아졌다.

<b>“전쟁 반대…한·미 군사훈련 중단”</b> 전쟁반대평화실현국민행동 회원들이 7일 서울 광화문 주한 미국대사관 근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미 연합 군사훈련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ifwedont@kyunghyang.com

“전쟁 반대…한·미 군사훈련 중단” 전쟁반대평화실현국민행동 회원들이 7일 서울 광화문 주한 미국대사관 근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미 연합 군사훈련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ifwedont@kyunghyang.com

북한의 핵실험·장거리 로켓 발사에 이은 남한과 국제사회의 전방위적 대북 제재와 압박으로 조성된 올해의 봄은 과거보다 엄중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평가다. 개성공단 폐쇄 이후 기본적인 연락 채널조차 없어진 상태다.

남북은 4월13일 총선, 5월 제7차 당대회 등 내부 정치 일정을 앞두고 있어 강경 대응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로선 양측 모두 긴장을 고조시키는 가속페달만 밟을 뿐이란 얘기다.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도 상존한다. 한·미 연합훈련이 진행 중이어서 북한은 고강도 도발보다는 저강도 도발을 시도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단거리 미사일 발사, 해안포 발사, 서해 북방한계선(NLL) 도발, 비무장지대 화력 집중, 사이버테러 등 북한이 할 수 있는 저강도 도발은 많다”면서 “올봄 내내 초긴장 상태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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