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손 놓은 정부…미 정권 교체기 ‘골든타임’ 놓칠 판

2016.11.22 22:36 입력 2016.11.22 22:57 수정

박 대통령은 피의자, 정치권은 탄핵 추진 등 ‘공백’ 현실화

김준형 교수 “권력 공백이 큰 장애물…조기 대선이 대안”

<b>국회 온 외교 장관</b>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22일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온 외교 장관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22일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이 검찰에 의해 범죄 피의자로 특정되고 정치권에서 탄핵안이 본격 추진되면서 우려했던 ‘외교공백’ 사태가 점차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이미 국정운영 기능을 상실한 박 대통령이 무모한 ‘버티기’로 일관하고 있어 한국 외교는 선장 없이 장기 표류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특히 이 같은 상황은 미국의 새로운 행정부가 들어서고 동북아시아를 포함한 세계질서가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벌어진 것이어서 한국이 외교적으로 가장 중요한 시기를 허송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청와대는 ‘흔들림 없는 국정’을 강조하면서 일본이 다음달 중순을 목표로 추진 중인 한·중·일 정상회의에 박 대통령이 참석할 것임을 공언하고 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 논의 중인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박 대통령의 한·중·일 정상회의 참석은 불가능해진다.

더 큰 문제는 지금과 같은 상태가 지속될 경우 내년 1월20일 공식출범하는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한·미 동맹, 북핵, 통상 문제 등 국가적 사안을 조율할 수 있는 기회가 없어진다는 것이다. 탄핵안이 통과되든 안되든 역할을 할 수 없는 대통령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상황에서는 미국을 상대로 진지하고 능동적 외교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22일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의 한국 관련 정책이 굳어지기 전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방위비 분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 등 현안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전달하고 미국을 설득하는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를 위해서는 조기에 한·미 정상회담을 갖는 등 긴밀한 대화가 필요한데 지금은 이런 것을 추진할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다른 외교 소식통은 “외교적으로 가장 중요한 시기에 정부가 외교 불능상태에 빠진 것은 국가적으로 커다란 불행이자 위기”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외교적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박 대통령의 조기 퇴진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김준형 한동대 교수는 민주당 싱크탱크 민주정책연구원이 21일 개최한 ‘미국의 신행정부 출범과 한반도정책 전망’ 토론회에서 “지금이 한국 외교의 골든타임”이라며 “한국의 권력공백 상태가 가장 큰 장애물이기 때문에 박 대통령의 예고 하야와 조기 대선이 유일한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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