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박근혜

(1) 무분별 영입… 통합위원장에 ‘비리 전력’ 한광옥

2012.10.05 22:30 입력 2012.10.05 22:34 수정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가 위기를 맞고 있다. 대선을 앞두고 본인이 던진 굵직한 과제들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하면서다. 경제민주화의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 정치개혁의 안대희 정치쇄신특별위원장 등 영입 인사들이 불만을 공개적으로 토로하며 당직 사퇴를 고려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박 후보가 경제민주화의 실천 의지가 없다는 점을, 안 위원장은 무분별한 비리인사 영입은 정치쇄신과도 어긋난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전날 박 후보가 통합을 강조하며 전면 쇄신론을 거부한 것과 맞물리면서 사면초가에 빠져든 형국이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5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 참석한 뒤 자리를 떠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서성일 기자  centing@kyunghyang.com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5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 참석한 뒤 자리를 떠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서성일 기자 centing@kyunghyang.com

▲ 수사 맡았던 안대희 “죄도 죄 나름” 격앙
DJ 측 “호령 내리시겠다, 길이 아니다”

[위기의 박근혜](1) 무분별 영입… 통합위원장에 ‘비리 전력’ 한광옥

김대중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한광옥 전 새천년민주당 대표(70)가 5일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 캠프 국민대통합위원장을 맡기로 한 것을 놓고 당 안팎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박 후보가 삼고초려하며 영입한 안대희 정치쇄신특위 위원장은 한 전 대표의 비리 전력을 들어 “납득할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입당 기자회견을 열고 “세종시 수정안 논란을 볼 때 (박 후보는) 원칙과 믿음이 있는 분”이라며 “국민은 여러 정책을 누가 실현시킬 수 있을까를 검증하고 있으며, 그래서 준비된 대통령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박 후보가 2004년 동교동(김대중 전 대통령 사저)에 와서 선친 시대(에 있었던 일)에 대해 어려운 사과를 했다”며 “국민대통합은 시대정신이다. 지역 갈등과 계층, 세대 간 갈등을 해소하고 이를 바탕으로 남북통일을 전향적으로 이뤄나가야 한다는 데 (박 후보와) 합의를 봤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국정감사에 참석한 뒤 기자들에게 “시대적 요구를 이루기 위해 기여하고 헌신해보겠다는 큰 결단을 한 것”이라며 “시대가 가장 요구하는 것은 통합과 화합을 이뤄내는 것이고, 한 전 대표가 이런 취지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한 전 대표는 4선 의원을 지낸 동교동계 원로다. 하지만 4·11 총선 때 민주통합당 공천에서 탈락하자 “친노무현(친노) 세력이 개혁공천이라는 미명 아래 당권 장악을 위한 패권주의에 빠졌다”며 탈당했다. 그 뒤 스스로 정통민주당을 창당해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한 전 대표 영입을 놓고 안대희 위원장이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그는 기자와 만나 “죄도 죄 나름이다. 그냥 태업하듯이 할 순 없는 것 아니냐”고 밝혔다.

한 전 대표는 2003년 나라종금 퇴출저지 청탁 명목으로 김호준 전 보성그룹 회장으로부터 1억1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돼 징역 2년6월에 추징금 3000만원을 선고받았고 이듬해 4월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당시 대검 중수부장으로 수사를 지휘한 인물이 안 위원장이다.

안 위원장은 한 전 대표가 국민대통합위원장에 정식으로 임명되면 정치쇄신특위 위원장 자리를 내놓는 것을 검토하기도 했다. 그러나 박 후보 측이 국민대통합위원장은 명예직이라고 해명하면서 안 위원장의 반발은 다소 수그러들었다. 안 위원장은 사퇴와 관련해, “함부로 그렇게 하겠나. 때를 봐야지”라고 밝혀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동교동계는 한 전 대표가 진작 민주당과 선을 그었다며 냉소적 반응을 보였다. 김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인 최경환 김대중평화센터 공보실장은 “김 전 대통령께서 호령을 내리시겠다. 그것은 길도 아니고 김 전 대통령 일생과도 어긋난 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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