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정권교체 여론·박스권 지지율 못 넘고 또 ‘철수’

2022.03.03 21:00 입력 2022.03.03 22:29 수정

‘단일화 결렬’ 3일 만에 유턴, 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3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단일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권호욱 선임기자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3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단일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권호욱 선임기자

“지지자들 지지 철회도 영향”
선거비용 보전도 고려했을 듯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사진)가 3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의 후보 단일화 협상 결렬 이후 3일 만에 제3의 길에서 내려오게 된 것은 정권교체 여론, 박스권 지지율 등 현실적인 벽에 부딪혔기 때문으로 보인다.

안 후보는 단일화 발표 기자회견에서 ‘지난 27일 단일화 결렬 이후 어떤 점이 변한 것이냐’는 질문에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좀 더 좋은 대한민국으로 바꾸고자 몸을 던진 사람이다. 개인적인 손해가 나더라도 대의를 따르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안 후보가 윤 후보와 손을 잡은 배경에는 정권교체 여론이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가 패했을 때 정권교체 실패의 책임론을 전부 뒤집어쓸 수 있다는 점도 적지 않은 부담이었던 듯하다.

안 후보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안 후보가 지난달 13일 윤 후보에게 여론조사 단일화를 제안할 때만 해도 완주 의지가 컸다”며 “(정권교체에 대한) 국민적 염원이 없었다면 대선을 끝까지 완주하겠다는 입장이었다”고 말했다.

윤 후보와 가까운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윤 후보는 안 후보와 단일화 없이도 이길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며 “안 후보 지지자들이 지지를 철회하는 등 여론이 좋지 않았다는 점도 고려됐을 것”이라고 했다. 지지율 10%를 넘지 못하면 선거비용을 보전받지 못하는 이유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가 정권교체를 위해 양보하는 이미지를 구축해 향후 활로를 모색하려 한다는 시각도 많다. 안 후보는 입각을 시사하는 발언도 했다. 안 후보는 “의원으로 입법활동을 했지만 그걸 성과로 보여주는 행정적인 업무를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입각’을 고려하느냐는 질문에 “여러 가능성들이 있다”며 여지를 뒀다. 정치권에서는 안 후보가 공동정부 국무총리를 맡게 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태규 국민의당 총괄선대본부장도 “당선되면 한 분(윤 후보)은 대통령이 되는 거고, 다른 한 분(안 후보)은 총리가 될지 아니면 다른 영역이 될지 ‘윈윈’되는 방법을 논의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당 대표, 서울시장, 경기도지사 등도 안 후보 선택지로 거론된다.

다만 ‘철수 정치’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은 상당한 부담이다. 안 후보는 2012년 대선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하며 물러났다. 완주를 강조하고 “내가 왜 그 사람 뽑았나 손가락 자르고 싶다는 국민들이 대부분”이라며 양당 정치를 비판하다가 급선회한 것도 입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당 게시판엔 “실망스럽다”며 탈당을 선언하는 등 지지자들의 반발이 이어졌다. 안 후보는 단일화 기자회견 직후 선대위 회의를 소집해 “정권교체라는 대의를 따르기 위해, 완주해서 더 나은 정권교체의 주역이 되는 부분을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안 후보는 이 대목에서 감정에 북받친 듯 울컥했다고 전해졌다. 안 후보는 당원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정권교체 대의에 함께해야 정치교체와 시대교체를 이룰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국민통합정부를 반드시 이루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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