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는 3일 윤석열 국민의힘·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후보 단일화 이후 “내가 유일하게 남은 제3지대 후보”라고 강조하며 부동층 표심에 호소했다. 당내에선 양강 후보의 초박빙 접전 상황 속 진보 성향 유권자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심 후보는 예정에 없던 특별기자회견을 열고 야권 후보 단일화를 양당 독점 정치라고 비판했다. 그는 안 후보에 대해 “양당 정치 종식과 다당제 정치를 소신으로 밝혀왔지만, 결국 거대 정당 앞에 무릎을 꿇었다”며 “제3지대 정치를 떠나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길을 갔다. 매우 안타깝고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심 후보는 “거대 양당은 정치개혁과 통합정부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다시 소수정당을 무릎 꿇리는 정치를 반복하고 있다”며 “기득권 양당 정치를 교체하고 다당제 전환을 바라는 시민들은 저에게 소신투표 해주시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심 후보는 이어 “단일화 이후 양쪽 결집력이 더 강화되는 만큼 다당제 연정을 이끌어낼 수 있는 힘에 대한 기대가 더 커질 것”이라며 “이른바 ‘샤이 심상정’ 표가 꽤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정의당 관계자는 “단일화 이후 제3지대 표가 모두 양당 후보로 가는 것은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단일화 이전 이재명·윤석열·심상정 3자 가상대결 조사를 보면 심 후보 지지율이 지금보다 2배 정도 높다”고 설명했다. 머니투데이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1~2일 전국 성인 남녀 100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3자 가상대결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 심 후보 지지율은 7.3%였다. 안 후보를 포함한 4자 대결에서 심 후보 지지율은 2.1%였다.

심 후보는 더불어민주당과의 연대에 선을 그으며 “큰 당의 편에서 미래를 도모하고자 하는 분들은 다 갔다”고 말했다. 여영국 대표도 울산시의회 기자회견에서 “기득권 정치의 벽 앞에 무릎 꿇지 않겠다”고 했다. 다른 당 관계자는 “진보 진영 내에 소신투표 하자는 ‘역사표론’도 많다”고 말했다.

심 후보는 대선일까지 남은 6일 동안 노동·청년·여성에 주력할 예정이다. 심 후보는 이날 서울 건국대·뚝섬역·서울숲을 찾아 거리를 걸으며 시민들과 직접 소통했다. 이와 관련, 여성 표심 잡기에 나선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비판하며 “대선 초기 20대 성별 갈라치기에 편승하다가 입장을 바꿨다”며 “(안희정 성폭력 피해자) 김지은씨 2차 가해자들의 문제라든지 (공군 성폭력 사건 피해자) 고 이예람 중사 특검 문제라든지 여성 문제에 대한 의지를 실천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