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교전]北 민간교류 문호는 개방

2002.07.01 18:33

서해교전 이후 북한은 이중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서해교전을 일으키고도 각종 언론매체를 통해 서해교전이 남측의 북방한계선(NLL) 침범과 선제공격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한편으로는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편지를 보내와 남측을 헷갈리게 하고 있다.

당국은 일단 북한이 사태 확산을 원치 않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사태 후 군내 비상경계령을 내리지 않았고, 사태발생 수역에서의 더이상의 도발행위도 없는 상태다. 서해교전의 책임을 남측에 전가했지만 책임소재를 정부가 아닌 군당국으로 한정하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민간 교류에 대한 북측 입장은 유연해보인다. 북측은 1일 오전 판문점을 통해 리광근 조선축구협회 회장 명의의 월드컵 성공 축하편지를 정몽준(鄭夢準) 대한축구협회장 앞으로 보내왔다.

남측 관광객 270여명은 이날 오후 예정대로 금강산관광을 떠났다. 지난달 29일 방북한 한양대 교수들은 일정에 따라 김책공대에서 정보기술(IT) 강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미뤄 북한이 민간 교류는 계속하되 당국간 접촉의 문은 한동안 걸어잠글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남북관계의 최소한의 모멘텀은 유지한 채 한반도 정세와 내부의 정치적 상황에 따라 다음 단계로 옮겨가는 전략을 구사할 것이란 분석이다.

남측의 대북공세가 강화된다면 북측이 남북접촉 전면금지 카드를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 북·미대화는 시기가 다소 지연될 수 있지만 재개는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문제는 대화재개에 대한 미국측의 태도변화 여부다.

서강대 김영수(金英秀) 교수는 “북한은 남북관계가 예측 가능한 쪽으로 진행되는 것을 원치 않는 것 같다”며 “북한이 북·미 대화를 통해 체제안정을 보장받는다면 제2차 남북정상회담에도 나설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서해교전에 버금가는 도발을 또다시 감행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용욱기자 woody@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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