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방중 내내 경협 행보… ‘황금평 개발’ 시험대에

2011.05.27 21:55
베이징 | 조운찬 특파원

중국도 경협 확대 기대감… 신의주 경제특구 공동개발

위화도 공단 등 약속 한듯… ‘황금평 연기’ 방중과 무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7일간의 방중 일정이 마무리되면서 향후 관심은 북·중 경협의 향배에 모아지고 있다.

그의 방중 사실이 알려진 초기, 전문가들은 북한의 경제난에 비춰볼 때 김 위원장의 행보는 경제 활성화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특히 방중 시기가 황금평 공단조성, 라선시 공단조성 및 물류기지 건설 움직임이 본격화하는 시점과 맞물려 김 위원장의 방중이 경제개방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러한 관측은 정확했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김 위원장의 방중 행보는 예상대로 경제 협력에 방점이 찍혀 있었다. 김 위원장은 자동차 대기업에서 중소기업, 첨단업체, 할인마트에 이르기까지 중국 내 사업체를 두루 훑었다. 중국 기업의 북한투자 유치 방안을 구상했으리라는 관측이다. 신화통신은 26일 김 위원장이 시찰 도중 “중국식 개혁개방정책은 정확했다. 북한 주민은 그로 인해 고무돼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가 중국식 개혁개방을 높이 평가한 것은 이례적이다.

김 위원장의 ‘경제 행보’는 정상회담에서도 확인된다. 김 위원장은 지난 25일 숙소인 댜오위타이를 찾은 원자바오 총리와 ‘북·중 경제정상회담’을 가진 것으로 밝혀졌다. 2000년 이후 7차례 중국을 방문했지만 경제문제를 의제로 중국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위원장은 정상회담에서 “북·중 간 경제무역 협력이 많은 분야에서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평가했다고 신화통신이 전했다.

특히 원 총리가 2009년 10월 방북 때 합의한 신압록강대교 건설이 착공에 들어간 점을 들어 “의미 있는 발걸음을 내디뎠다”고 평가했다. 원 총리도 “중국은 북한과 함께 지방과 기업의 적극성을 더욱 촉진하는 한편 상호협력 수준을 제고하길 희망한다”며 경협 확대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했다.

김 위원장이 후진타오 주석과 원 총리와의 연쇄 정상회담을 통해 구체적으로 어떠한 성과를 거뒀는지는 발표되지 않았다. 정상회담의 성격상 경협이나 경제개방의 세세한 항목까지 거론하지는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베이징의 대북소식통들에 따르면 이번 방중 기간 북한 측은 중국에 △신의주경제특구 공동개발 △위화도 공단건설 △무산~허룽 철도 건설 등의 사업구상을 제시하며 ‘대중 전면개방’을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이 방중 기간 쏟은 경제개방 노력은 압록강 하구의 황금평 개발로 첫 결실을 맺을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이 후 주석·원 총리와 연쇄 정상회담을 하던 지난 25일, 단둥에서는 이달 말로 예정된 황금평 개발 착공식이 연기됐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그러나 소문의 진위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단둥의 한 소식통은 “착공식이 연기됐다면 황금평 개발 방식과 조건 등을 놓고 합의를 보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황금평 개발 지연과 상관없이 북·중 경협은 확대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황금평은 북한의 경제 개방 정도와 의지를 가늠케 하는 리트머스 시험지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한이 개방으로 나아가는 것은 대세”라면서 “그러나 개방 방식 등을 놓고 중국과의 이견이 완전히 해소된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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