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38차례나 언급…처음부터 끝까지 ‘경제발전’ 집중

2019.01.01 16:59 입력 2019.01.01 22:30 수정

국방 4번·군사 3번과 대조…경제제재 현실 감안 발언

“인적·물적 자원 총동원” 군수분야도 ‘경제건설’ 연계

전력 생산 ‘절박한 과업’ 규정, 기업 주체적 발전 강조

<b>금수산태양궁전 참배</b>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새해 첫날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는 모습을 조선중앙통신이 1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새해 첫날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는 모습을 조선중앙통신이 1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일 신년사에서 밝힌 대내정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경제’에 초점을 맞췄다. 북한이 2016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의 네번째 해인 2019년을 맞아 전 국가적인 동력을 총동원해 경제발전에 집중하겠다는 의도를 보인 것이다. 심지어 군수분야도 ‘경제건설’과 연계시켰다. 김 위원장은 ‘자립경제’와 ‘자력갱생’을 강조했는데, 대북 경제제재가 당장 완화되기는 쉽지 않아 보이는 현실을 감안한 발언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사회주의 자립경제의 위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면서 “인민경제 전반을 정비보강하고 활성화하기 위한 국가적인 작전을 바로 하고 강하게 집행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지난해 4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3차 전원회의에서 ‘병진노선’의 승리를 선언하고 ‘경제건설 총력집중’을 새로운 전략적 노선으로 채택한 데 따른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실제로 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가장 많이 사용한 단어는 ‘경제’(38차례)였다. ‘국방’이 4차례, ‘군대’가 3차례 언급된 것과 대비된다.

김 위원장은 ‘경제건설’ 목표 달성을 위한 ‘인적·물적 자원의 총동원’과 ‘자립경제’를 주문했다. 그는 “자립경제의 잠재력을 남김없이 발양시키고 경제발전의 새로운 요소와 동력을 살리기 위한 전략적 대책들을 강구하며 나라의 인적·물적 자원을 경제건설에 실리있게 조직동원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건설을 위해서라면 한 방울의 잠재력이라도 더 짜내라는 것이다. 심지어 군수공업분야에 대해서도 주체화·현대화를 통한 방위력 제고를 지시하면서 “경제건설을 적극 지원하여야 한다”고 했다. ‘핵무력’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임수호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가 바랐던 대로 북한이 군수부문을 민수부문으로 완전히 전환하는 단계까지 간 것은 아니지만 군수라인을 이용해 민수용품을 만드는 단계로 보인다”고 말했다.

2019년 구호로는 ‘자력갱생의 기치 높이 사회주의 건설의 새로운 진격로를 열어나가자!’를 내세웠다. 북한에서 신년사 구호는 신년사 내용의 압축적 표현인 동시에 일 년 동안 주민을 동원하면서 내세우는 논리로 사용된다. 2018년엔 ‘혁명적인 총공세로 사회주의 강국 건설의 모든 전선에서 새로운 승리를 쟁취하자!’를 제시했다. 방점이 ‘혁명적인 총공세’에서 ‘자력갱생’으로 이동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자립경제’라는 단어를 7차례, ‘자력갱생’을 3차례 동원했다.

김 위원장이 자립경제와 자력갱생을 강조한 것은 경제건설이라는 목표와 제재에 직면해 있는 현실 사이의 괴리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를 돌아보면서 가혹한 “경제 봉쇄와 제재 속에서도 자기 힘을 믿고 자기 손으로 앞길을 개척하면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룩”했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구체적으로 전력 생산을 ‘가장 중요하고도 절박한 과업’, 석탄공업을 ‘자립경제 발전의 척후전선’, 금속공업과 화학공업을 ‘경제건설의 쌍기둥’이라고 규정하면서 ‘주체적 발전’을 강조했다. 에너지 및 금속·화학공업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 목표 수행도, 인민경제 활성화도 제대로 진행될 수 없다는 인식을 드러낸 것이다.

김 위원장이 ‘기업체들의 생산 활성화’ ‘기업체들의 원활한 경영활동’ 등을 강조한 대목도 눈에 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기업체들의 경영활동 등은 북한이 발행한 경제 관련 잡지 등에서 자주 쓰이지만 신년사에는 잘 등장하지 않았던 표현”이라면서 “북한이 그간 기업들에 경영권을 많이 이양하는 ‘사회주의기업책임관리제’를 추진해 왔는데 기업의 자율성을 더 강화하겠다는 의미로 보인다”고 말했다.

추천기사

기사 읽으면 전시회 초대권을 드려요!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추천 이슈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