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소방수‘진·위’가리자

2000.08.01 23:20

새천년 최고 소방수 자리를 향한 동갑내기들의 신 라이벌전이 그라운드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15연속 구원 성공 등 전반기에서만 33세이브 포인트를 쌓으며 독주체제를 굳혔던 두산의 진필중(28). 라이벌 임창용(삼성)이 팀의 부진으로 24세이브 포인트에 머물러 오직 자신이 지난해 세웠던 52세이브 포인트의 기록을 깨느냐 여부가 관심사였다.

그러나 후반기들어 현대의 초보 마무리 위재영(28)이 3연속 세이브를 기록하며 진필중에게 1포인트차로 따라 붙었다.

동갑내기인 이들은 인연이 깊다. 1994년 봉황대기 결승에서 둘은 각각 휘문고와 동산고의 유니폼을 입고 만났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위재영이 초고교급 투수로 이름을 날리며 봉황의 스타로 떠오른 반면 진필중은 임선동, 유택현의 그늘에 가린 3인자 신세. 위재영이 화려한 완투쇼로 팀을 43년만에 봉황기 우승으로 이끌며 최우수선수로 선정되는 것을 진필중은 벤치에서 지켜만 봐야했다.

그러나 이제는 위재영이 도전하는 입장. 프로에 와서 뒤늦게 기량이 만개한 진필중은 현재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 소방수. 98년 24세이브 포인트로 가능성을 보였던 진필중은 지난해 시즌 신기록인 52세이브 포인트를 올리며 구원왕에 등극했다. 더구나 올시즌 진필중의 구위는 절정이라는 평가다. 150㎞에 육박하는 스피드에다 겨우내 새로 개발한 서클 체인지업, 포크볼까지 더해 그야말로 ‘필중 필승’의 난공불락.

반면 지난해 병역파문에 연루되면서 6승8패의 참담한 성적으로 야구인생 최대의 시련을 맞았던 위재영은 팀사정으로 생소한 마무리로 변신했다. 강타선과 튼실한 선발진 덕분에 꾸준히 세이브를 쌓아가긴 했지만 시즌 초반만해도 마무리 위재영에 대해서 그리 후한 평가는 아니었다. 6월까지 29경기에 마무리로 등판, 무안타 무사사구로 깔끔하게 막은 경우는 단 8번에 불과했다. 그러나 후반기 들어서 위재영은 4경기에 나서 5와 3분의 1이닝동안 단 1안타만 허용하며 무실점하는 철벽 마무리를 과시하고 있다.

위재영은 “자꾸 던져 보면서 마운드에서 자신감이 생겼다”며 “필중이도 좋은 경쟁자이지만 구원왕에 꼭 한번 도전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김광호기자 lubof@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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