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면접 가이드]복제인간과 사형제

2002.12.01 19:30

생명은 하나의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은 단순히 앎(지식)으로써 설명될 수 없는 특별한 것이다. 생명의 생김과 없어짐은 모든 존재에게 경이로움과 두려움으로 다가온다. 이것은 인간의 앎이 고도로 발달한 현대 사회에서도 변함 없는 진리다.

피임법과 임신 중절, 인공수정 기술이 등장하기 전까지 인간이 생명에 대해 직접적으로 조작할 수 있었던 것은 생명의 인위적 단축(살인, 사형, 자살)뿐이었다. 이제는 인공 수정을 넘어서 체세포 조작을 통해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생명을 복제할 수 있게 되었다. 얼마 후면 복제 인간이 탄생할 것이라는 소식도 들린다.

생물학자에 따르면 일란성 쌍둥이도 일종의 자연적 복제에 해당한다고 한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복제 인간’도 특별할 것이 못된다. 자연이 이미 수행하고 있는 것에 인간의 수고가 첨가된 것에 불과한 것이기 때문이다. 20여년 전에 시험관 아기가 출생했을 때 논란이 많았지만 지금은 그것이 더 이상 논란거리가 되지 않는 것처럼, 복제 인간에 대한 인식도 바뀔 수 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와 같이 본다면 생명의 생김 혹은 만들어짐은 논란의 여지에도 불구하고 자연적이다. 오히려 인위적 혹은 ‘비인간적(非人間的)’인 요소의 개입이 과도한 부분은 ‘생명의 없어짐’ 부분이다. 의료 과학이 개입하고 있는 안락사, 뇌사, 식물 인간 등은 물론이고 국가 기관에 의한 사형만큼 생명에 관한 한 인위적 간섭이 심한 것은 없다. 의료적 판단이 관련된 부분은 논외로 치더라도 사형에 의한 생명의 절단은 온 인류가 보다 근본적으로 생각해 볼 부분이다.

사형 제도는 인류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된 제도다. 이런 역사성 때문에 그런지 문명화된 현대 국가에서도 이 제도는 엄연하다. 생명 탄생 과정에서의 인위적 조작에 반대하는 사람들도 생명을 종지시키는 사형 제도에 대해서는 찬성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이율배반적 행태다. 특히 인권 국가라고 자부하는 미국이 선진국 중에서 가장 많은 사형을 실시하고 있는 것은 이율배반의 극치를 보여주는 것이라 아니할 수 없다. 사형은 한 인간의 인권을 가장 극단적으로 파괴시키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형 제도와 극악무도한 범죄와의 상관관계, 즉 사형 제도가 있어서 강력 범죄가 줄어드는지 여부를 가지고 그 제도의 정당성을 따지는 경우도 많다. 전문가들의 조사에 따르면 사형 제도가 범죄를 줄이는 효과는 크지 않거나 거의 없으며, 심지어 흉악한 범죄를 가일층 유발한다고 한다. 따라서 범죄 예방 효과로서 사형 제도의 존속은 설득력을 잃고 있다.

지난 11월30일은 ‘사형반대 국제 연대’가 선포한 ‘사형 반대의 날’이었다. 매우 추상적으로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사형이 ‘법정 살해’ 혹은 ‘사법 살인’이라고 일컬어지는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우리도 사형이라는 제도를 통해서 무고한 사람들이 정치적인 이유로 목숨을 잃어버린 경험을 하기도 했다. 또 잘못된 판단으로 멀쩡한 사람을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게 할 수도 있다. 더 나아가 국가 기관이라 할지라도 사람의 생명을 힘으로 절단시키는 게 정당화될 수 있는지 의문이다. 생명의 생김보다 없어짐에 대한 태도가 더 절실한 문제이다.

1. 사형 제도가 범죄 예방 효과를 근거로 정당화될 수 있을까?

2. 생명의 조작(인간 복제 포함)과 사형 제도를 비교해 보라.

〈최윤재 한국논리·논술연구소장 klogic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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