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잘 챙긴 도박산업 하나면 ‘장땡’

2003.02.02 18:40

각 지방자치단체들이 지역경제 활성화와 세수입을 위해 경쟁적으로 도박산업 유치에 나서 사행심 조장에 앞장서고 있다. 이로 인해 자치단체간 다툼과 각종 민원 등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지역 도박산업은 내국인 전용인 강원도 정선 (주)강원랜드 카지노다. 강원랜드는 폐광지역 개발을 위해 임시로 허가된지 2년여만에 입장객이 2백만명, 매출액 1조원을 넘어서는 등 호황을 누리고 있다. 여기에 오는 3월 본 카지노가 개장되면 입장객수는 연간 4백만명을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도는 각종 도박산업의 전시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천 경마장, 하남 경정장이 성업중이고, 2006년에는 광명에 경륜장이 들어선다. 여기에 수원·영통·분당 등 9곳에 장외마권발매소(TV경마장)가 성업중인 것을 포함해 경기도에만 무려 16곳에 경마, 경륜, 경정 발매소가 있다.

부산시도 지방재원확충이라는 명분을 앞세워 경마장과 경륜장 신설 허가를 받아 2004년 문을 연다. 경북 청도에서 열리던 전통소싸움은 지난해 ‘우권법’이 국회를 통과함으로써 올 3월부터 합법적인 도박산업으로 변모했다.

이밖에 강원 춘천시는 민간자본과 함께 춘천시 인근에 2만여평 규모의 경정장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 대전시는 경륜장 건설을 위해 주민 여론 조사까지 실시, 긍정적 답변을 얻어 본격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도박산업 유치를 위해 자치단체간 감정 대립을 보이는 경우도 많다. 전남도가 나주경륜장 사업을 추진하자 광주시가 뒤늦게 유치전에 뛰어들면서 지역 대립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또 제주도가 국제자유도시를 앞세워 내국인 카지노를 추진하자 강원 정선지역 주민들이 생존권 수호 차원에서 저지투쟁을 벌이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처럼 각 자치단체가 도박산업 유치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레저세라고 불리는 지방세 수입 때문이다. 경기 과천시는 경마장 하나로 부동의 재정자립도 전국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각 자치단체가 앞다퉈 도박산업에 뛰어드는 것을 놓고 심각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지역 교통혼잡과 주차난은 물론 주민 정서도 한탕주의식으로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7월 한국도박중독센터가 강원랜드 카지노 이용객의 28.9%가 도박중독 징후가 있거나 가능성이 높은 문제성 도박자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최승현기자·전국종합 cshdmz@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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