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상고 출신’ 없어서 못쓴다?

2004.11.01 17:51

한행수 전 삼성중공업 대표이사의 대한주택공사 사장 임명을 계기로 참여정부 출범후 부산상고 출신의 약진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1일 임명된 한 신임 주공사장은 노무현 대통령의 부산상고 2년 선배다. 주공은 사장단 추천위에서 1차로 후보 5명을 추천했으나 모두 탈락하고 한사장이 2차 공모에 응모, 청와대의 낙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1차 거부 직후 청와대에서는 “대기업 CEO 출신이 왔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전해왔다고 주공측 관계자는 밝혔다.

지난 29일에는 기업은행 자회사인 기은캐피탈이 부산상고 출신인 김용우 전 기업은행 IT사업본부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등 부산상고 출신의 진출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 때문에 관가나 기업에서는 “부산상고 출신은 없어서 못 쓴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

현재 내각에는 윤광웅 국방장관이 노대통령의 부산상고 5년 선배다. 부산상고 출신은 청와대 비서실에도 폭넓게 포진해 있다. 오정희 공직기강비서관, 차의환 혁신관리비서관, 권찬호 제도관리비서관 등 비서관급에서만 3명이 부산상고 동문이다. 노대통령이 사실상 소유주였던 ‘장수천’ 대표를 지내다 총무비서관실 3급 행정관으로 들어왔다고 해서 뒷말을 낳은 홍경태씨도 노대통령의 고교 후배다.

중앙인사위에 따르면 참여정부 출범 이후 올 8월말까지 3급 진급자 중 청와대 소속 158명의 출신고교를 보면 부산상고가 6명으로 가장 많았다. 전체 공무원 3급 진급자 중에는 부산상고가 10명으로, 10명 이상 진급자를 배출해낸 전국 25개 고교에 끼였다.

청와대는 수뢰혐의로 사법처리된 김진 전 주공 사장의 경우 지난해 6월 청와대에서 직접 임명사실을 발표했으나 이번 한사장은 건교부로 발표를 미뤄 눈길을 끌었다.

현재 부산상고 인사들은 재계 및 금융계에서 두터운 인맥을 형성하고 있다.

재계의 경우 장상건 동국산업 회장, 박득표 포스코건설 고문, 오용환 롯데월드 사장, 신헌철 SK 사장, 이학수 삼성 구조본부장 등이 그들이다. 금융계 인사로는 안시환 안진회계법인 부회장, 이성태 한국은행 부총재, 김지완 현대증권 사장, 옥치장 증권거래소 감사, 김대평 금융감독원 은행검사2국장 등이 있다.

〈박래용기자 le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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