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집중 겨냥했다… 사진작가·PD수첩 사찰 정황

2010.11.17 22:01 입력 2010.11.18 12:05 수정
이인숙 기자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불법사찰이 ‘촛불집회’를 집중 겨냥했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민주당 이석현 의원이 17일 새로운 민간인 사찰 대상자들의 존재를 공개하면서다. 촛불시위 관련 의혹으로 사찰을 받은 김종익 전 KB한마음 대표 외에도 민간인 사찰이 광범위하게 이뤄진 방증이자, 당시 청와대의 ‘촛불배후 색출’ 지시에 따른 것이란 의혹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이 의원이 국회 예결특위 질의에서 공개한 공직윤리지원관실 원충연 사무관, 권중기 경정의 수첩을 보면 ‘촛불 사찰’ 정황이 이어진다. 원 사무관의 수첩에선 김종익씨 외에 ‘이시우’라는 이름이 나왔고, 그 옆엔 ‘비자금 조성 부분’ ‘불법폭력시위의 배후지원자금화 첩보’라고 사찰 목적과 내용도 적시됐다. 이 의원은 이에 대해 2008년 노동자대회 당시 촛불집회 사진을 전시한 사진작가 이시우씨일 것으로 추정했다. 결과적으로 공직윤리지원관실이 촛불집회 사진작가와 수익금 등이 촛불집회 자금으로 쓰였는지 조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점검1팀 권 경정의 수첩에서도 ‘PD수첩 정리, 언론정리, 중간보고 2건’ 등의 메모가 발견됐다. 민간인 불법사찰에 대한 수사가 의뢰된 직후인 지난 7월8일 작성된 것이다. 촛불집회의 도화선이 된 MBC ‘PD수첩’ 관련자들을 사찰하고, 불법사찰 문제가 불거지자 이를 감추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도드라지는 메모다. 실제 ‘당시 촛불집회 끝무렵’ ‘오래돼 기억이 나지 않는다’ 등 말 맞추기 정황을 의심케 하는 메모도 나왔다.

김종익씨와 관련해 회사의 자금담당 직원 ㅂ씨를 “포섭”해야 한다는 메모나 건강보험공단 등의 임원 연락처가 발견된 것을 보면 김씨 사찰도 ‘자금’ 문제에 집중됐음을 알 수 있다.

<이인숙 기자 sook9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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