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불법사찰 광범위한 개입”

2010.11.17 21:59 입력 2010.11.18 12:05 수정

이석현 의원 “영포라인, 靑·총리실 오가며 주도”

정·관·재계 인사에 언론·예술계까지 총망라

김성호 전 국정원장·정세균 전 대표도 포함

청와대가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불법사찰에 광범위하게 개입하고, 정치인 사찰을 직접 주도했다는 의혹이 새로 제기됐다. 청와대와 총리실의 사찰 대상에는 김성호 전 국정원장과 정세균 민주당 전 대표, 한나라당 정두언·이성헌·정태근 의원 등 정·관계 인사는 물론 언론·기업·예술계 인사도 대거 포함된 정황이어서 파문이 예상된다.

민주당 이석현 의원은 17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공직윤리지원관실이 활성화되기 전까지 청와대가 직접 사찰을 진행한 증거들이 있다”며 “청와대 박영준 기획조정비서관 밑에 있던 이창화 행정관이 김성호 전 국정원장과 정두언 최고위원의 부인, 전옥현 전 국정원 1차장과 그 가족 등을 사찰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이 행정관은 부산 출신인 김 전 국정원장이 ‘친노 성향 PK(부산·경남) 출신만 챙긴다’고 이종찬 당시 민정수석에게 보고했고, 김 전 원장이 2008년 4월 압구정동 룸살롱에서 이 수석을 만나 해명한 것도 뒤에 술집 여주인을 내사해 정동기 (후임) 민정수석에게 보고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또 “이 행정관이 2008년 4~5월쯤 이상득 의원의 총선 불출마를 촉구한 정두언 의원의 부인이 운영하는 갤러리를 사찰했고, 이재오 의원 계보 ㅈ의원의 측근이었던 전옥현 국정원 1차장과 (뉴욕에 거주 중인) 그 부인과 자녀도 내사해 청와대에 보고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특히 “이 행정관은 2008년 9월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에 파견된 후에도 정태근 의원의 부인이 관련된 업체와 한나라당 친박계 이성헌 의원, 민주당 정세균 대표도 사찰했다”고 밝혔다.

박영준 전 청와대 기획조정비서관(현 지식경제부 차관)과 포항 인근 경주 안강 출신 이창화 행정관을 잇는 ‘영포 라인’이 청와대와 총리실을 오가며 불법사찰을 주도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이 의원은 또 공직윤리지원관실의 권중기 경정과 원충연 사무관의 수첩에 적혀 있는 메모 내용을 공개하면서 “지난 7월8일에 작성된 권 경정의 메모에는 ‘ 정리, 언론정리, 중간보고 2건’ 등의 문구가 보여 언론에 대한 사찰 내용을 감추려 한 것”이라며 “트로트가수도 사찰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원 사무관의 수첩에는 ‘이시우’라는 인물에 대해 ‘비자금 조성부분, 자금이 불법폭력 시위의 배후지원자금화 첩보’라고 씌어 있다”며 “공직윤리지원관실이 김종익 전 KB한마음 대표뿐 아니라 수많은 민간인에 대해 불법사찰을 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또한 “지난 8월 대검 디지털수사관실이 공직윤리지원관실의 하드디스크를 복원해 분석한 보고서에는 (민간인 불법사찰 대상인) 김종익씨 사찰보고서가 2008년 9월과 10월 청와대 민정수석에게 보고된 것으로 나온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검찰이 수사과정에서 이미 다 조사한 것으로 안다. 구체적 근거 제시가 없어 신빙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본다”면서도 “관련 내용에 대해서는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김진우·강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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