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훈, WP 기고 “나는 낡은 한국 국수주의 이데올로기의 희생자”

“언론 마녀사냥… 스파이로 몰려 낙마”

신설된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에 내정됐다가 스스로 사퇴한 재미 사업가 김종훈씨(53)가 워싱턴포스트에 기고문을 통해 한국의 정치·언론 문화를 강하게 비판하며 자신은 한국의 국수주의적 이데올로기의 희생자라고 주장했다.

김씨는 31일 ‘새로운 세계의 낡은 편견’이라는 제목의 워싱턴포스트 오피니언난 기고를 통해 “한국 정치권과 관료사회의 변화에 대한 저항세력들이 국적 문제와 국가에 대한 충성심 부족 가능성을 이유로 나의 장관 임명을 반대했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이 자진 사퇴한 이유에 대해 “한국의 정치와 비즈니스 환경에서 이방인인 내가 장관직을 수행할 수 없다는 것이 명백해져 포기했다”고 밝혔다.

김종훈 전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달 4일 국회 정론관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뉴시스

김종훈 전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달 4일 국회 정론관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뉴시스

김씨는 또 한국 언론에 대해서도 강한 비난과 서운함을 쏟아냈다. 그는 “인터넷은 물론 주류 언론도 마녀사냥 같은 독기 어린 공격을 가했다”면서 “나는 미국의 스파이였고 내 아내는 매매춘에 연루됐다는 중상모략을 받았다”고 밝혔다. 한국 언론들은 김씨 부인 소유인 강남의 건물에 성매매를 하는 유흥업소가 입주해 있다는 사실을 보도한 바 있다.

김씨는 자신이 14세에 미국에 이민와 문화·언어 장벽을 극복하고 성공적인 삶을 살게 된 과정을 소개하고 “이 같은 성공으로 미국 중앙정보국(CIA) 자문위원직을 맡게 됐지만 결국 이것이 장관직을 포기하게 된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에 대한 나의 사랑은 강하고 깊기 때문에 미국에 헌신하게 됐고, 내가 축복받았다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나는 내가 태어난 나라도 항상 사랑해 왔다”고 밝혔다. 그는 “21세기에서 가장 성공한 나라는 민족주의와 관련된 오래된 편견을 뛰어넘어야 한다”며 “국적에 관계없이 전문가들을 끌어들이고 여지를 주는 이민정책을 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이중국적 논란, CIA 연루 의혹, 강남 부동산 투기 의혹 등이 제기되자 3월4일 국회의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 지연과 야당의 대통령 면담 거부 등을 내세워 사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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