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인숙 “나를 변호했던 박원순마저 성추행 당사자 된 현실에 절망”

2020.07.24 17:26 입력 2020.07.24 19:54 수정
김형규 기자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3일 “박원순 전 서울시장마저 위력에 의한 성추행 의혹의 당사자가 될 수밖에 없었던 현실 앞에 절망했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이날 국회 본회의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 모두발언에서 이같이 말했다.

권 의원은 “고인이 되신 박원순 전 시장은 35년 전 제가 피해자였던 부천서 성고문 사건의 변호인이었고, 제가 본 어떤 공직자보다 성평등 정책을 열심히 펼치는 분이었다”며 박 전 시장과의 개인적 인연을 언급했다.

권 의원은 서울대 재학 시절 경기 부천시의 한 공장에 위장취업을 해 노동운동을 하다 구속돼 수사받는 과정에서 부천경찰서 문귀동 경장에게 성고문을 받은 사실을 폭로한 1986년 ‘부천서 성고문 사건’의 피해자다. 권 의원은 이후 미국으로 유학을 가 여성학으로 석·박사 학위를 받은 뒤 사우스플로리다주립대에서 여성학 교수로 재직했다. 귀국해 2003년부터 명지대 교수를 지냈고 문재인 정부 출범 후에는 법무부 성희롱·성범죄대책위원장, 한국여성정책연구원장을 역임했다. 지난 총선에서 비례대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권 의원은 “저는 성평등을 국가통치 원리로 작동시키기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을 위해 국회에 들어왔다”며 “계속되는 선출직 고위공직자들의 성비위 사건으로 정부와 여당은 20~30대 여성들을 포함, 많은 국민들에게 불신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미투 이후 조직과 권력의 불평등으로 일어나는 성폭력에 대한 변화의 요구가 많았고, 제도가 만들어졌지만 고위공직자들은 바로 자신이 바뀌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방관했다”며 “자신의 인식과 가치관, 행동방식을 구체적으로 바꾸지 않고 심지어 저항하기도 했던 현실이 참혹하게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n번방 사건을 통해 지옥보다 더한 세상을 보여주고 있는 디지털성폭력 범죄가 우리 앞에 있다”며 “온 힘을 기울여 이 문제에 책임 있게 대처하는 것이 우리 사회의 안녕과 미래에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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