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 손준성 검사가 지난해 총선 직전 김웅 국민의힘 의원에게 범여권 인사들에 대한 고발장 등을 전달한 의혹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검찰총장으로서 살피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국민들 앞에 사과할 수 있을 것”이라고 10일 말했다. <뉴스버스> 보도 이후 계속되고 있는 의혹 제기와 공세에 대해서는 “악의적인 공작 프레임”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오후 서울 금천구 한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후보 ‘국민시그널 면접’에서 이같이 밝혔다. 윤 전 총장은 “포렌식 등을 통해 손준성 검사가 고발장 초안을 김웅 의원에게 준 것이 확인되면 지시나 인지가 없었더라도 사과할 의사가 있느냐”는 김준일 <뉴스톱> 대표의 질문에 “명확하게 확인이 된다면 손준성 검사가 아니라 대검 어느 직원이나 검사라 하더라도 총장으로서 살피지 못한 부분에 대해 국민들 앞에 사과할 수 있겠지만, 현재 진행 중인 사안이니 빠른 시간내 조사해보라는 입장”이라고 답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의 “후보 본인의 지시 정황이나 증거가 나온다면 (대선 후보) 사퇴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지시를) 안했는데 가정에 대한 답변 자체가 안 맞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지난 8일 국회 회견에서와 마찬가지로 사주 고발 의혹을 “정치공작”으로 규정했다. “문제가 나오니 (윤 전 총장이) 정치공세로 몰아부친다”는 진 전 교수의 지적에 윤 전 총장은 “사주라는게 좀 센 사람이 약한 사람한테 하는 건데 검찰총장이 국회의원 백 수십 명 있는 정당을 사주했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악의적인 공작 프레임”이라고 말했다. 그는 “손준성 검사가 고발장을 보낸 건 인정하느냐”는 진 전 교수의 질문에는 “(텔레그램상) ‘손준성 보냄’이라는 게 글꼴도 이상하고 그 자체도 얼마든지 변형이 가능하다고 한다”며 조작설도 거론했다.

8일 회견 당시 논란이 된 ‘메이저 언론’ 발언을 두고 김 대표가 “신뢰하지 않는다는 인터넷매체에 속한 제가 질문하는데 불만 없느냐”고 하자 윤 전 총장은 “규모 작은 인터넷 매체를 공작에 동원하지 말라는 얘기”라고 답했다. 박선영 동국대 교수는 “배우자(김건희씨) 인터뷰를 제일 먼저 해서 ‘쥴리 아니다’라고 한 곳이 <뉴스버스> 아니냐”며 “그때는 그런 말이 없다가 이번에 고발사주 의혹이 나오니 메이저언론 이런 말을 하니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윤 전 총장은 “(김씨가) <뉴스버스>와 사전에 인터뷰하기로 약속한 것도 아니고 아내가 거기에 답변한 것은 실수였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은 김건희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의혹 관련 검찰 수사에 대해서는 “수사를 시작하면 견적이 나오는데, 1년6개월이나 수사를 이어가는 건 검사 생활 수십년을 했지만 처음 본다”고 말했다. 박 교수가 “배우자 관련 수사를 적법 수사로 보느냐, 찍어내기로 보느냐”라고 묻자 윤 전 총장은 “후자로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박 교수가 과거 윤 전 총장이 지휘한 ‘적폐청산 수사’를 거론하며 “후회나 회한이 없느냐”고 묻자 윤 전 총장은 “수사할 때 적절한 정도로 했다는 사건은 끝나고 보면 좀 ‘덜해도 될 걸’ 그런 생각이 든다”고 답했다. 적폐청산수사가 과도하지 않았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에둘러 동의한 셈이다. 윤 전 총장은 ‘적폐청산수사’라는 용어에 대해서는 “그 이름에 동의하지 않고 법치회복을 위한 수사라고 생각했지만 일반인들이 적폐청산수사라고 하니 그렇게 따라서 부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지난 7월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나온 ‘주120시간 근무’ ‘부정식품’ 발언 논란에 대해 재차 해명하며 “동영상 녹화를 하는지 몰라서, 안해도 될 이야기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날 면접에는 윤 전 총장을 비롯해 황교안, 박진, 안상수, 하태경, 원희룡 등 국민의힘 대선주자 6명이 참가했다. 홍준표 의원, 유승민 전 의원 등 나머지 6명은 전날 면접을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