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엑스포 유치 불발 “모든 것은 저의 부족”

2023.11.29 12:11 입력 2023.11.29 17:10 수정

이태원 참사 후 1년여만에 엑스포 대국민 메시지

“국토 균형발전 전략은 그대로 추진될 것”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2030엑스포 부산 유치 실패와 관련, 대국민 담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2030엑스포 부산 유치 실패와 관련, 대국민 담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29일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부산 유치에 실패한 것과 관련해 “모든 것은 전부 저의 부족이라고 생각해 달라. 민·관은 합동으로 정말 열심히 뛰었다”고 말했다. “정말 죄송하다”고 사과하되, 부산을 남부의 축으로 삼는 균형 개발 등은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정오쯤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2030 엑스포 관련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제목으로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면서 “이를 잘 지휘하고 유치를 이끌어내지 못한 것은 대통령인 저의 부족의 소치”라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이 신년사 등을 제외하고 특정 사안에 대해 직접 대국민 담화를 발표한 건 지난해 10월 말 이태원 참사 때 이후 13개월만이다. 중요한 국정과제였던 만큼 국정책임자가 직접 밝히기로 한 것이라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그만큼 엑스포 유치전 참패의 파장을 우려하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부산 시민뿐만 아니라 전 국민의 열망을 담아서 민·관 합동, 범정부적으로 2030년 부산엑스포 유치를 추진했지만 실패했다”면서 엑스포 유치전을 함께 치른 부산시와 민·관 합동 유치위원회 인사들, 재외공관 직원 등을 호명하고 위로했다.

윤 대통령은 범정부적 엑스포 유치 공약을 언급하면서 “민·관이 공동으로 일을 하겠다고 참여를 해 주셔서 정말 지난 한 1년 반 동안 아쉬움 없이 뛰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저 역시 96개국 정상과 150여 차례 만났고, 수십 개(국) 정상과 직접 통화도 해 왔지만 민·관에서 접촉하면서 저희들이 어떤 느꼈던 (각국의) 입장에 대한 예측이 많이 빗나간 것 같다”고 결과를 돌아봤다.

부산은 28일(현지시간) 오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박람회기구(BIE)의 개최지 선정 투표에서 29표를 얻어 사우리아라비아 리야드(119표)에 크게 뒤졌다. 정부에서는 막판까지 ‘추격자 입장’이라면서도 리야드와의 간극이 많이 좁혀진 분위기라고 설명해왔다.

엑스포 유치는 불발됐지만 부산을 거점으로 균형 발전을 계속 추진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부산엑스포 유치는 서울과 부산을 두 개 축으로 해서 균형 발전을 통해 비약적인 성장을 하기 위한 시도였다”면서 “축구에서 운동장을 전부 써야 좋은 경기가 나오듯이 세계 10대 경제강국에서 더 점프하려면 국토의 모든 지역을 다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엑스포 유치는 실패했지만 이러한 균형발전 전략은 그대로 추진될 것”이라며 “부산을 해양과 국제금융과 첨단산업, 디지털의 거점으로 계속 육성하고, 남부 지역에서 부산을 거점으로 경제·산업 활동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인프라 구축을 차질없이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엑스포 유치 실패로 부산항 북항, 가덕도 신공항 개발과 광역 교통망 확충 사업 등이 차질이 우려되는 상황을 고려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유치전 참패에 이어 지역 현안 사업이 차질을 빚을 경우 영남권 민심이 흔들릴 수 있다.

엑스포 유치에 성공한 사우디아라비아에는 축하를 보냈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준비해왔던 자료와 경험, 우리가 갖고 있는 자산을 충분히 지원해서 사우디가 2030년에 성공적인 엑스포 개최를 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엑스포 유치를 총지휘하고 책임을 진 대통령으로서 부산 시민을 비롯한 국민 여러분께 실망을 드린 데 정말 죄송하다. 모든 것은 제 부족함”이라면서도 “그렇지만 국토의 균형 발전을 위한 노력과 국제사회에 대한 책임있는 기여라는 국정 기조는 차질 없이 수행해 나가겠다”고 담화를 맺었다.

담화 발표는 9분간 생중계됐다. 이날 오전 참모들과 엑스포 유치 실패와 관련해 회의를 하던 중 윤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직접 메시지를 전달하겠다’고 하면서 깜짝 담화가 이뤄지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원고도 윤 대통령이 직접 작성했다고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했다.

추천기사

바로가기 링크 설명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추천 이슈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