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강철 “굿바이~ 그라운드”

2004.09.01 18:00

정든 그라운드여 안녕.

프로축구 전남의 수비수 강철(33)이 1일 전북 현대전을 끝으로 유니폼을 벗었다.

현재 국내 최고의 왼쪽 윙백으로 꼽히는 선수는 아테네올림픽에서 맹활약한 김동진(서울). 1990년대 초중반의 ‘김동진’이 바로 강철이다.

91청소년남북단일팀 대표와 92바르셀로나올림픽 대표, 94히로시마아시안게임 대표 등 엘리트코스를 차례로 거쳤던 강철은 스타일이나 인생은 ‘강철’과는 거리가 멀었다. 힘으로 상대를 제압하기보다는 영리한 두뇌플레이로 길목을 차단하는 재간둥이 스타일. 늘 대표팀의 부름을 받으면서도 정작 월드컵 본선과는 한번도 인연을 맺지 못한 비운의 선수이기도 했다. 연세대 1년생이던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을 앞두고 태극마크를 달았지만 허리 부상으로 월드컵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불운은 계속돼 94미국월드컵때도 본선직전 부상으로 탈락해 월드컵을 TV로만 지켜봐야 했고 98프랑스월드컵 본선엔트리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월드컵과는 달리 올림픽과는 인연이 깊어 바르셀로나올림픽에 이어 2000시드니올림픽에 와일드카드로 출전, 두번 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았다. 93년 유공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한 강철은 국내선수로는 최초로 오스트리아에 진출, 라스크 린츠에서 활약하기도 했다. 프로통산 성적은 207경기 출전에 10골 15어시스트. A매치 성적은 54경기에 1골.

강철은 “올시즌까지 마치고 싶었는데 오른쪽 아킬레스건 부상이 낫지 않아 지도자 과정을 밟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지난 8월30일부터 경기 가평에서 진행중인 대한축구협회 2급 지도자 교육과정을 밟고 있는 강철은 1급 지도자자격을 딴 뒤 내년쯤 해외 지도자 연수를 받을 예정이다.

강철은 “94년 히로시마아시안게임 일본과의 준준결승전에서 3-2로 이겼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월드컵에 한번도 출전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강철은 또 “오스트리아에서 뛸 당시 영어를 제대로 못해 선수들과 어울리고 조직적인 플레이를 하는 데 애를 먹었다”며 “후배들은 축구뿐만 아니라 영어도 틈틈이 공부해 해외진출에 미리부터 적극적으로 대비했으면 좋겠다”고 애정어린 충고도 아끼지 않았다.

강철은 아들이 둘인데 첫째 아들 경규군(10)이 광양남초등교에서 축구선수로 뛰고 있다.

〈유형렬기자 rh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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