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게위원장 ‘밴쿠버 스캔들’에 면죄부

2003.07.01 18:44

자크 로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2010년 겨울올림픽 개최지 투표를 이틀 앞두고 불거진 ‘밴쿠버 스캔들’에 사실상 면죄부를 부여했다.

로게 위원장은 1일 체코 프라하 힐튼호텔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일각에서 의혹을 제기한 밴쿠버와 하이베리 평가단장의 이해관계를 윤리위원회가 조사했지만 아무런 혐의점을 찾지 못했다”고 서둘러 해명했다. 로게 위원장은 또 “하이베리는 숨길 게 없는 솔직한 사람이다. 그의 사업은 이미 오래 전부터 알려진 일”이라고 밴쿠버와 하이베리를 적극적으로 옹호했다. 그럼에도 IOC의 이같은 조치에 적지 않은 반발이 뒤따르고 있다.

로게 위원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하이베리가 평가단장뿐만 아니라 IOC 마케팅분과위원장의 중책을 수행하면서 자신이 일하는 기업과 밴쿠버가 사업 계약을 맺은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하이베리는 지난 5월초 발표한 평가보고서를 통해 밴쿠버에 가장 높은 점수를 매겨 ‘밴쿠버·하이베리 유착 스캔들’ 의혹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IOC 입장에선 2010년 겨울올림픽 개최지 투표를 앞두고 평가단장을 윤리위원회에 회부할 경우 발생할 엄청난 파장을 감당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1999년 솔트레이크시티 스캔들 이후 치러진 2001년 IOC 위원장 선거 당시 지나칠 만큼 엄격한 윤리규정을 적용했던 사례와 비교할 때 로게의 이번 조치는 사건 무마에 급급해 한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로게 위원장은 당초 예정됐던 기자회견을 하루 앞당겨 열고 해명성 발언만 거듭해 최측근을 보호하면서 개최권을 밴쿠버로 밀어주기로 이미 작정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마저 일고 있다.

〈프라하/권부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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