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핑 낙인’ 박태환의 숙제… 죄와 벌 그리고 명예회복

2015.03.25 21:24 입력 2015.03.25 21:45 수정

‘징계 후 3년간 태극마크 금지’

체육회 ‘품위 규정’ 해결해야 리우올림픽 출전 자격 주어져

진정성 있는 사과와 행동으로 국민들 신뢰 회복이 가장 중요

국제수영연맹(FINA)으로부터 자격정지 18개월의 징계를 받은 박태환(26)이 ‘약물 낙인’에서 벗어나 명예회복을 하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숙제들이 산적해 있다. 징계 기간이 당초 예상됐던 2년에서 1년6개월로 줄어든 덕분에 2016 리우 올림픽에 나갈 수 있는 길이 열렸지만 출전이 보장된 것은 아니다.

박태환의 리우 올림픽 출전은 이번 도핑 사태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과에 달렸다. 박태환의 이후 행보가 명예회복의 기회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박태환이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 자유형 100m에서 은메달에 그친 뒤 경기장을 빠져나가고 있는 모습. | 경향신문 자료사진

박태환의 리우 올림픽 출전은 이번 도핑 사태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과에 달렸다. 박태환의 이후 행보가 명예회복의 기회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박태환이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 자유형 100m에서 은메달에 그친 뒤 경기장을 빠져나가고 있는 모습. | 경향신문 자료사진

우선 대한체육회 품위 규정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지난해 7월 대한체육회가 제정한 국가대표 선발 규정은 도핑 적발 선수의 경우 징계 종료 뒤 3년 동안 대표팀 선발을 금지하고 있다. 국가대표로서의 품위를 지키기 위한 규정이자 도핑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한 규정이다. 단지 올림픽 메달 가능성만으로 규정을 무시하거나 개정할 수는 없다. 대한체육회로서도 규정 제정 뒤 이에 저촉되는 첫 사례 선수인 박태환을 대표로 선발하는 데 부담감이 크다. 자칫 대한체육회가 나서서 도핑을 방조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FINA 도핑 청문회에 참석했다가 25일 귀국한 이기흥 대한수영연맹 회장은 “리우 올림픽 출전 여부는 박태환이 앞으로 보여줄 진정성에 달려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대한체육회의 국가대표 선발 규정에 대해 “이제 막 만들어진 규정을 두고 벌써부터 개정을 요구하는 것은 아직 논의하기 이르다”고 말했다.

대표 선발 규정이 국가대표의 품위와 관련된 규정인 만큼 박태환이 진정성 있는 사과와 함께 달라진 모습을 통해 팬들의 신뢰, 모범선수로서의 품위를 회복한다면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이 회장은 “수영 꿈나무를 위한 노력이라든가 기타 사회봉사 등의 역할을 한다면 진정성이 받아들여지지 않겠나”라며 박태환의 적극적인 노력을 당부하기도 했다.

자격정지 18개월 징계가 끝난 뒤 경기력을 어떻게 유지하느냐도 박태환이 풀어야 할 숙제다. 오랫동안 박태환을 지도했던 마이클 볼 코치와의 계약도 끝났다. 미국으로 출국해 새 코치를 물색했지만 뚜렷한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무엇보다 스테로이드 복용 혐의로 징계를 받은 선수를 선뜻 맡아줄 해외 유명 코치를 찾는 일이 쉽지 않다. 워낙 경험이 많은 선수인 만큼 코치의 지명도에 연연할 필요는 없지만 경기력 유지 관리를 위해서는 코치가 필요하다.

자격정지 선수다 보니 새 소속팀을 찾는 일도, 후원사를 구하는 것도 더욱 어려워진다. 박태환으로서는 바닥에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각오가 필요한 처지에 몰렸다.

박태환이 2016 리우 올림픽 출전을 통해 명예회복을 하고 싶어하는 의지는 뚜렷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직접 만나보니 그 의지가 강했다. 자기반성과 함께 성찰하는 모습을 팬과 국민에게 보여주고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내면 훼손된 부분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주변의 도움은 이제 끝났다. 대한체육회와 대한수영연맹 등 주변의 노력을 통해 자격정지 기간 6개월 감경이라는 결과를 얻은 만큼 이제 모든 것은 박태환 스스로의 변화와 노력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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