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피지기’로 대파란 연출

2002.06.01 01:13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세네갈의 거함 프랑스 격침은 프랑스 축구를 먹고 자란 세네갈 선수들이 일으킨 대반란이었다. 세네갈 대표 23명중 프랑스리그에서 뛰지 않는 선수는 단 2명. 여기에 베스트11은 모두 프랑스 프로축구 1부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이다. 그만큼 프랑스축구에 대해 어느 누구보다 몸으로 체득한 팀이다. 개막 축포의 주인공인 파프 부바 디오프는 프랑스 프로축구 명문 랑스 소속. 랑스는 지난 시즌 프랑스리그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일약 프랑스 축구 명문으로 도약했다.

여기에 세계최강을 자랑하는 프랑스의 포백수비라인을 휘저으며 좌우는 물론 중앙에서 수없이 많은 찬스를 엮어낸 엘 하지 디우프 역시 랑스 소속. 디우프는 지난 시즌에 무려 24골을 터뜨리며 프랑스 축구를 그야말로 평정한 주인공. 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티에리 앙리와 이탈리아 세리에A 득점왕 다비드 트레제게를 완벽하게 막아내며 프랑스의 예봉을 차단한 페르디낭 콜리 역시 랑스에서 뛰는 철벽수비수다. 이들은 대부분 가난한 조국을 떠나 오직 축구를 위해 과거 자신들을 지배했던 프랑스로 건너와 프랑스축구를 몸소 겪으며 성장했다.

선수들만이 아니다. 지난해 10월 독일 페테르 슈니크 감독에 이어 세네갈을 지휘한 브뤼노 메추 감독 역시 프랑스인으로 누구보다 프랑스 축구를 잘아는 지장.

그는 어릴 때 축구에 입문한 뒤 프랑스 축구스쿨을 거쳐 선수로 활약했다. 이후 릴과 세당팀에서 지도자의 길을 걸으며 프랑스 축구의 본류를 배우고 익혔다. 지난해 10월 세네갈 감독에 취임한뒤 첫 상대로 프랑스와 대결하게 되자 세네갈 국민들의 비난을 의식해 세네갈 여자와 결혼하는 등 세네갈에 대한 애정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런 프랑스축구에 대한 선수와 감독들의 경험과 아프리카 특유의 유연성, 그리고 화려한 개인기는 노쇠기미를 보이기 시작한 프랑스를 꺾고 월드컵 70년 역사에 길이 남을 대파란을 연출했다.

<배병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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