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도입된 비디오 판독(VAR) 시스템이 조별리그 B조 최종전에서도 뒷말을 낳았다. 주심의 VAR 판독 결정 여부뿐 아니라, 결과를 놓고서도 논란이 오갔다.

26일 열린 러시아 월드컵 B조 조별리그 스페인-모로코전. 스페인은 1-2로 뒤진 후반 추가시간 이아고 아스파스(셀타 비고)의 골로 2-2 극적인 무승부를 거뒀다. 부심은 오프사이드를 선언했지만, VAR 판독 결과 판정이 번복됐다. 아스파스의 골은 VAR을 통해 판정이 정확히 바로잡힌 경우에 속한다. 그러나 모로코 선수들은 자신들이 유리한 상황에서 VAR 판독을 실시하지 않은 주심들의 결정에 불만을 품었다. 이날 후반 34분엔 모로코의 슈팅이 문전 앞에 선 스페인 수비수 제라르 피케(바르셀로나)의 손에 맞았지만, VAR 판독은 없었다. 지난 20일 포르투갈-모로코전에서도 주심이 포르투갈 수비수 페프(베식타시)의 핸드볼 상황에서 VAR 판독을 하지 않자, 경기 후 모로코 공격수 누룻딘 암라바트(레가네스)가 방송카메라를 향해 ‘빌어먹을 VAR(VAR is bullshit)’이라고 말하는 듯한 장면이 잡히기도 했다.

이날 이란-포르투갈전에서도 VAR 논란이 됐다. 이번에는 VAR이 판독한 판정에 대한 것이었다. 이란의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은 후반 34분 VAR을 통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에게 주어진 주심의 옐로카드에 불만을 표했다. 몸싸움 과정에서 호날두가 오른 팔꿈치로 이란 수비수 모르테자 푸르알리간지(알 사드)를 가격했고, 푸르알리간지가 쓰러진 것을 뒤늦게 본 주심은 VAR 판독 결과 경고를 줬다. 그러나 케이로스는 “수천달러를 들이고 사람 5명을 앉혀놨는데도 비디오로 (고의적인) 공격을 못 보는 게 말이 되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란도 VAR 논란에서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이란은 후반 추가시간 얻은 페널티킥을 카림 안사리파르드(올림피아코스)가 성공시켜 1-1 무승부를 만들었다. 공중볼을 다투던 포르투갈 세드리크 소아르스(사우샘프턴)가 핸드볼 반칙을 범했다는 판정이 VAR 판독 이후 나왔다. 16강 진출을 확정한 포르투갈은 이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지만, 잉글랜드 스트라이커 출신 앨런 시어러 BBC 해설위원은 “어떻게 이 장면을 고의적인 핸드볼로 볼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앞으로 16강 진출 여부가 가려지는 조별리그 최종전과, 한 번의 패배가 탈락으로 연결되는 토너먼트에서 VAR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