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학’ 칙센트미하이 박사 “긍정적 몰입이 행복감의 원천”

2007.11.22 18:12

‘행복학’ 칙센트미하이 박사 “긍정적 몰입이 행복감의 원천”

“몰입(flow)은 절대 새로운 개념이 아닙니다. 동양철학에서 말하는 무아지경이나 물아일체, 요가의 명상 상태는 결국 다 같은 개념입니다. 저는 과학적으로 이런 개념을 새롭게 설명하고, 어떻게 하면 경험할 수 있는지, 또 이로부터 어떻게 행복으로 나아가는지에 관심이 많습니다.”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가를 지속적으로 연구해온 세계적인 심리학자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박사(73)가 한국을 찾았다.

그는 1990년 저서 ‘몰입’을 통해 사람들이 스스로 주인의식을 갖고 기분이 고양되고 행복감을 맛보는 순간을 몰입이라 정의하고 몰입과 창의성의 힘에 대해 이야기해왔다. 한국심리상담연구소와 한국좋은인간관계학회의 초청으로 방한한 칙센트미하이 박사는 22일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이 고안한 핵심 개념인 몰입과 긍정심리학, 행복학에 대해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는 몰입이야말로 삶을 훌륭하게 가꿔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몰입은 개인을 각성시켜 성장시키고 행복감을 느끼도록 한다는 것이다. “몰입은 문화종교적 차이를 초월합니다. 과업의 난이도와도 관계 없어요. 누구라도 몰입의 조건만 갖추면 그 상태에 빠질 수 있습니다. 대신 일터에서 훨씬 더 몰입상태를 경험하기 쉽습니다. 해야 할 일이 구체적으로 제시되고 즉각적으로 피드백이 돌아오기 때문이죠.”

박사가 몰입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 초부터. 화가들이 그림을 그리면서 작업에 몰두하는 것을 지켜보며 이것이 특별한 심리학적 상태라고 생각한 뒤 몰입에 대해 연구해왔다.

그가 말하는 몰입의 조건이란 바로 외적인 재능과 뚜렷한 목적의식, 행동후 돌아오는 피드백. 이것들이 균형을 이루면 화초를 키우거나, 운전을 하거나, 일을 하는 등 어떤 활동에서도 몰입을 맛볼 수 있다는 것이다.

‘행복학’ 칙센트미하이 박사 “긍정적 몰입이 행복감의 원천”

그간 ‘몰입’ 외에 ‘몰입의 즐거움’ ‘창의성의 즐거움’ ‘몰입의 기술’ ‘몰입의 경영’ 등 수권의 책을 발표해온 박사는 올 가을 미국 클레어몬트 대학에 ‘행복학’ 석·박사 과정을 개설해 언론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행복학은 ‘인간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 무엇인가’라는 오랜 질문에 대해 연구하는 학위과정이다.

“행복은 사람들이 아주 느끼기 어려운 감정입니다. 사람들은 몰입을 통해 행복감을 느끼게 되지요. 어떤 과업에 몰입한 상태에서는 정작 행복이나 불행을 느끼지 못하지만 과업이 끝나고 이에 대한 피드백을 받으면 자신의 잠재력이 확장되는 느낌을 받죠. 나아가 몰입으로부터 파생되는 에너지는 창의력과 문화발전으로까지 연결됩니다.”

행복학은 그의 몰입이론과 긍정심리학이 없었다면 개설되기 어려웠을 터. 긍정심리학은 그가 마틴 셀리그만, 레이 파울러 등과 1998년 주창한 학문으로 박사는 “긍정심리학은 학문이라기보다 하나의 운동, 접근법”이라고 소개했다. “여태껏 심리학이 불안이나 우울, 스트레스 등 인간의 부정적인 감정에 초점을 맞춰왔어요. 긍정심리학은 여기서 나아가 창의성이나 미덕 등 긍정적인 관점에서 인간의 심리학을 연구하자는 겁니다.”

그러나 몰입상태가 늘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절도나 게임중독, 일중독처럼 몰입의 에너지를 반사회적 혹은 파괴적 행위에 쏟는 부정적인 결과도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모차르트는 작곡에 지나치게 몰두한 나머지 요절했다. 때문에 박사는 “몰입상태를 경험할 수 있는 방법을 다양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헝가리 출신인 칙센트미하이 박사는 1956년 미국으로 건너가 심리학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미국 시카고대에서 40년간 심리학과 교육학을 가르치다 현재는 클레어몬트 대학 석좌교수로 재직 중이다. 박사는 24~25일 성균관대에서 행복학에 대한 강연을 한 뒤 26일 출국한다.

〈글 윤민용·사진 이상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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