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개혁 촉구한 검사의 글, 알고보니 위장전술?

2012.11.27 10:24 입력 2012.11.27 10:25 수정
디지털뉴스팀

검찰 개혁을 촉구하며 내부게시판에 실명 비판글을 올렸던 현직 검사가 ‘실제로는 개혁을 촉구한 것이 아니다’는 취지의 속내가 담긴 문자메시지를 동료에게 보낸 사실이 드러났다.

서울남부지검 윤대해 검사(42)는 26일 대검찰청의 동료 검사에게 보낸 휴대폰 문자메시지에서 “개혁 방안으로 거론되는 미국식 기소배심제도 사실은 검사 뜻대로 대부분 관철된다”고 밝혔다. 검찰이 수사를 자제하면 오히려 경찰의 수사권조정 요구를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의견도 전했다.

윤 검사는 또 “검찰이 조용히 있다가 총장님이 발표하는 (쇄신)방식은 진정성이 의심 받는다”며 “일선 검사들이 실명으로 개혁을 요구하고, 언론에서 평검사 회의에 촉각을 곤두세우게 하고 극적인 방식으로 평검사 회의가 개최된 뒤 검찰총장이 큰 결단을 내리는 모양새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문자메시지는 윤 검사가 동료 검사에게 보내려다 실수로 JTBC 기자에게 전송해 공개됐다.

윤 검사는 앞서 25일 검찰 내부게시판인 ‘이프로스(e-pros)’에 검찰 개혁만이 살 길이다’, ‘국민 신뢰회복을 위한 검찰 개혁방안’이란 제목으로 실명으로 글을 올리며 기소배심제 도입과 검찰의 직접 수사 자제, 상설 특임검사제 도입 등을 개혁안으로 제시했다.

윤 검사는 27일 노컷뉴스에 문자메시지에 대해 “개혁안을 올린 취지를 ‘그렇게 우려할 일이 아니다’라고 설명하기 위해 동료 검사에게 보낸 글”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검찰개혁의 취지가 아니었다’는 문자메시지를 통해 드러나면서, 윤 검사의 검찰 개혁을 촉구한 글은 ‘빈말’ 또는 ‘낚시글’이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검찰 내부에서 터져나오는 개혁 논의도 진정성을 의심받을 위기에 처했다.

추천기사

바로가기 링크 설명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추천 이슈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