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빈민가에서 세계 첫 '집단 면역' 성공?···뭄바이 빈민가 57% 항체 보유

2020.07.30 15:22 입력 2020.07.30 15:31 수정

아시아 최대의 빈민가인 인도 뭄바이 다라비에서 한 어린이가 걸어가고 있다. 다라비는 영화 ‘슬럼독 밀리네이어’의 배경이 된 빈민가이기도 하다. AP연합뉴스

아시아 최대의 빈민가인 인도 뭄바이 다라비에서 한 어린이가 걸어가고 있다. 다라비는 영화 ‘슬럼독 밀리네이어’의 배경이 된 빈민가이기도 하다. AP연합뉴스

인도 뭄바이의 빈민가에 사는 주민 57%가 코로나19 바이러스 항체를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항체보유율이다. 통상 인구의 60%가 항체가 형성될 경우 집단면역이 형성된 것으로 판단하는데, 뭄바이 빈민가에서 세계 최초로 집단 면역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7월 인도 뭄바이의 3개 교외 빈민가 지역 주민 693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이들 중 57%가 항체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자야프라카시 멀리일 인도 국립역학연구소 과학자문위원회 위원장은 “뭄바이 빈민가는 집단 면역에 도달했다고 볼 수 있다. 만약 뭄바이 시민들이 감염을 피할 수 있는 안전한 장소를 원한다면 빈민가로 가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뭄바이는 인도 금융 중심지이지만, 인도에서 가장 큰 빈민가가 자리잡고 있기도 하다. 가장 큰 빈민가로 악명 높은 다라비(Dharavi)는 영화 ‘슬럼독 밀리네이어’의 배경이 된 곳이기도 하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다라비는 샌프란시스코 인구에 달하는 사람들을 뉴욕 센트럴파크 크기의 지역에 수용하고 있는 수준이며, 공중화장실 하나를 80명이 공유하고, 100평방피트(약 9㎡)에 8명의 가족이 함께 지내고 있다.

뭄바이 빈민가에선 지난 4월 처음 코로나19가 발생했다. 하지만 최근 몇 주간 감염율이 급격히 떨어졌다. 인도에서 꾸준히 감염자가 증가하고 있는 것과는 상반된 상황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기가 불가능한 상황이 오히려 항체 형성으로 이어진 셈이다. 인도정부의 빠른 봉쇄와 방문 건강검진, 격리시설 설치 등의 조치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효과라는 분석도 함께 제기된다.

인도 뭄바이 빈민가에서 한 어린이가 서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인도 뭄바이 빈민가에서 한 어린이가 서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집단 면역은 인구 약 60%가 항체를 갖게 되면 나머지 사람들 중 일부 확진자가 생겨도 감염 확산이 어렵다는 이론이다. 최근 세계보건기구(WHO)의 수미야 스와미나단 수석 과학자는 “전체 인구의 50~60%가 코로나19 항체를 보유해야 집단 면역 효과가 생길 수 있을 것이라 본다”고 밝힌 바 있다.

스웨덴은 애초 집단면력 전략을 선택했지만, 수도 스톡홀롬과 주변 지역에선 약 10%만이 항체를 가진 것으로 최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발표 결과에서 나타났다. 미국 뉴욕의 경우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심각했던 지난 4월 항체 보유율은 21.2%로 나타났다.

집단면역에 육박하는 항체 보유율을 기록한 뭄바이 빈민가들은 실제로 최근 신규 확진 사례가 급감했다. 인도 전체 확산세는 거세지는 가운데 이 지역에서만 신규 감염 사례가 감소했다. 블룸버그는 “뭄바이 빈민가 주민들은 대체로 젊고 코로나19 중증을 앓을 가능성이 적다”고 전했다. 인도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약 158만명에 달하며 최근 확산세가 급증하고 있다.

추천기사

바로가기 링크 설명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추천 이슈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