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균 ‘방망이로 쓴 역사’ 너머로 떠난다

2020.10.21 22:19 입력 2020.10.21 22:46 수정

KBO 데뷔 20년 만에 은퇴 선언…“후배들에 기회 주고 싶다”

한화 김태균이 1일 두산과의 홈경기 8회 마지막 타석에서 2루타를 쳐 84경기 연속 출루 기록을 세운 뒤 인사하고 있다.

한화 김태균이 1일 두산과의 홈경기 8회 마지막 타석에서 2루타를 쳐 84경기 연속 출루 기록을 세운 뒤 인사하고 있다.

한화서 18시즌 ‘리그 최고 우타자’
선구안·콘택트 능력 ‘출루율 2위’
2014경기 출전해 통산 타율 0.320
내년 시즌 단장 보좌 어드바이저로

KBO리그 또 하나의 큰 별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리그 최고의 오른손 타자로 꼽혔던 김태균(38·한화)이 은퇴를 선언했다.

한화 구단은 21일 “김태균이 올 시즌을 마치고 은퇴하기로 결정했다. 최근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후배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부여하고 싶다고 최근 은퇴 의사를 구단에 알려왔다”고 밝혔다.

구단은 김태균 본인의 의사를 존중해 은퇴 경기는 따로 준비하지 않았다. 다만 은퇴식은 코로나19로 제한돼 있는 관중 입장 상황이 점차 나아질 것으로 보이는 내년 시즌 치르기로 했다. 한화는 “구단 프랜차이즈 스타의 은퇴에 최고 예우를 할 수 있도록 내부적으로 다양한 논의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천안 북일고를 졸업하고 2001년 신인 1차지명으로 한화에 입단한 김태균은 2010년과 2011년 일본 프로야구 지바 롯데 마린스에서 뛴 두 시즌을 제외한 18시즌을 모두 한화에서만 뛰었다. 장타자와 교타자의 능력을 모두 가진 리그 대표 우타자로 여러 이력을 남겼다. 프로 데뷔 시즌인 2001년 88경기에 출전해 타율 0.335, 30홈런에 54타점, 출루율 0.436으로 신인상을 받은 데 이어 2003년부터 2005년까지는 3년 연속 3할 타율, 20홈런 이상을 터뜨리며 리그 대표 우타자로 성장했다.

특히 김태균은 상대의 공을 충분히 볼 수 있는 선구안과 어떠한 구종에도 정확히 배트를 갖다 대는 콘택트 능력으로 눈부신 출루율을 기록했다. 2003년부터 2009년까지 7년 연속 4할대의 출루율을 올렸다.

일본에서 복귀한 2012년부터는 6년 연속 또다시 4할대 출루율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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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생활 꾸준한 자기관리로 누적기록에서 큰 자취를 남겼다. 18시즌 동안 2014경기에 출전해 통산 타율 0.320(5위), 통산 홈런 311개(공동 11위), 통산 출루율 0.421(2위), 3357루타(4위)를 기록했다. 이 중 통산 안타는 2209개로 21일 현재 통산 안타 2504개를 치고 있는 LG 박용택과 2318개의 양준혁(은퇴)에 이어 역대 3위 기록이다.

김태균은 2005년과 2008년, 2016년에는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국가대표로는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대표팀 4번타자로 출전해 3홈런 11타점을 기록하며 대표팀의 준우승을 이끌기도 했다. 그러나 팀의 암흑기와 함께하며 고대했던 우승 반지는 끼지 못했다. 김인식 전 감독이 사령탑으로 있던 2006년 한국시리즈 준우승으로 가을야구 마지막을 경험했지만 2010년대 들어 팀이 바닥으로 주저앉으며 하위권 팀 간판타자로 외로운 싸움을 해야 했다. 또 올 시즌을 포함, 최근 몇년간은 팀의 세대교체 바람에 밀려 그라운드 안팎에서 험난한 시간을 보냈다.

김태균은 내년 시즌에는 팀의 주요 전력 관련 회의에 참가하는 단장 보좌 어드바이저 역할을 맡게 된다. 한용덕 전 감독이 2014년 이 보직에 앉은 적이 있지만 은퇴 직후의 선수가 이 보직을 맡는 것은 처음이다.

한화 정민철 단장은 21일 기자와 통화에서 “구단과의 대화로 보직을 포함한 은퇴 이후 방향을 잡았다. 구단 입장에서는 바로 은퇴한 선수 의견이 현장을 대표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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