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미, 경제·군사 개입 본격화 … ‘G2’ 치열한 패권다툼

2011.12.01 21:48 입력 2011.12.02 03:18 수정

유럽과 중동을 양대 축으로 움직이던 미국 대외정책의 무게중심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2009년 대통령 취임 이후 첫 아시아 방문에서 “첫번째 태평양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했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임기를 1년 남겨놓고 자신의 약속을 본격적으로 실행에 옮기기 시작했다.

지난달 하와이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 이후 무려 9일간 이어진 오바마의 아시아 지역 순방외교는 아시아를 향한 미국의 정책적 변화를 여실히 보여준다. 오바마는 아·태 경제협력체 회의에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통한 경제적 개입 의지를, 호주 방문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서는 군사·안보적 개입 의지를 분명히 했다.


<b>버마 방문한 클린턴</b> 버마를 방문 중인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왼쪽)이 1일 행정수도 네이피도의 국회의사당에서 킨 아웅 민트 버마 상원의장과 회담하고 있다. 네이피도 | AFP연합뉴스

버마 방문한 클린턴 버마를 방문 중인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왼쪽)이 1일 행정수도 네이피도의 국회의사당에서 킨 아웅 민트 버마 상원의장과 회담하고 있다. 네이피도 | AFP연합뉴스

미국은 이미 10년 전 아시아의 중요성을 간파했다. 그러나 아프가니스탄·이라크에 발목이 잡혀 아시아 중시 정책은 공염불이 됐다. 2008년 대통령이 된 오바마는 3년에 걸쳐 전임 행정부가 벌여놓은 2개의 전쟁에서 철수할 준비를 마치고서야 아시아로 눈길을 돌렸다. 최근 미국의 아시아 외교 행보를 ‘재개입’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아시아에서 부딪치는 미·중](1) 미, 경제·군사 개입 본격화 … ‘G2’ 치열한 패권다툼

미국의 정책적 시프트는 위기에 빠진 경제 회복과 위협받는 세계 패권 수호라는 두 마리 토끼를 겨냥한다. 여기에 중국의 위협에 불안감을 느낀 아시아 각국이 미국에 기대면서 명분을 제공했다. 미국과 유럽이 경제위기에 허덕이면서 아시아 시장은 미국의 성장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은 아시아가 그동안 미국과의 무역 관계에서 공정하지 못했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이제는 미국이 아시아로부터 이익을 ‘회수’할 시기라는 것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도 아시아와 경제관계 재편의 한 축이다.

굴기하는 중국을 견제하는 것도 미국의 아시아 개입정책의 핵심적 요소다. 오바마는 아시아 순방기간 중 호주 다윈 기지에 미 해병대 주둔계획을 발표했고 인도네시아에 전투기 공급을 약속했다. 필리핀과의 군사적 동맹관계를 업그레이드했다. 버마에는 52년 만에 처음으로 국무장관을 파견했다.

미국은 이미 한국과 일본에 병력을 주둔시키고 있고 중국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대만에 무기를 판매하고 있다. 베트남과 군사·경제적 관계를 강화했고 버마마저 끌어안아 중국의 인도양 진출에 방벽을 구축하려고 한다. 중앙아시아에는 미군기지를 운영하고 몽골과 각별한 관계를 구축하는 데도 성공했다. 지도상으로 보면 14개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중국은 미국의 포위망을 빠져나갈 틈이 없다. 중국의 반발은 당연한 결과다.

미국의 아시아 정책은 주요 2개국(G2)으로 불리는 미·중의 관계가 모두 이기는 ‘윈-윈’을 하는 것이 아니라 아·태 지역의 패권을 놓고 충돌하는 승패가 엇갈리는 ‘윈-루즈’ 게임의 양상으로 흐르게 한다는 게 문제다.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은 최근 저서 <중국에 관하여>에서 “미·중 양국이 아·태 지역에서 독자적 패권을 추구하지 않고 협력해야만 ‘빅2’가 공존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러나 두 거인의 패권경쟁은 이미 막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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