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새 쿠바정책’으로 러 스캔들 희석?

2017.06.11 21:52 입력 2017.06.11 21:55 수정

<b>트럼프 찬반 맞시위</b>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가 10일(현지시간) 뉴욕 폴리스퀘어에서 열린 반트럼프 집회 참가자들을 향해 손가락질을 하고 있다. 이날 뉴욕에서는 ‘샤리아(이슬람법) 반대 행진’이라는 이름으로 트럼프 지지자들이 반이슬람 집회를 열었고, 트럼프에 반대하는 이들은 무슬림 차별에 반대하는 맞시위를 벌였다.  뉴욕 | AFP연합뉴스

트럼프 찬반 맞시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가 10일(현지시간) 뉴욕 폴리스퀘어에서 열린 반트럼프 집회 참가자들을 향해 손가락질을 하고 있다. 이날 뉴욕에서는 ‘샤리아(이슬람법) 반대 행진’이라는 이름으로 트럼프 지지자들이 반이슬람 집회를 열었고, 트럼프에 반대하는 이들은 무슬림 차별에 반대하는 맞시위를 벌였다. 뉴욕 |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번주 쿠바와의 관계 개선을 위한 버락 오바마 정부의 정책을 뒤집는 새로운 쿠바 정책을 선언할 예정이다. CNN 등은 10일(현지시간) 트럼프가 오는 16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를 찾아 새로운 쿠바 정책에 대해 연설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전임 정부의 쿠바 ‘화해정책’을 재검토해왔다. 트럼프의 연설은 쿠바와의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국교를 정상화한 오바마 정부의 유산을 지우는 데 맞춰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아바나에 미국 대사관을 다시 연 것, 미국에 사는 쿠바 출신 ‘불법이민자’들을 합법적인 거주자로 인정한 ‘웨트풋, 드라이풋(wet foot, dry foot)’ 정책을 뒤집을 것으로 봤다. CNN은 쿠바의 인권 문제를 비난하면서 추가 제재를 선언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트럼프는 러시아 스캔들 수사를 방해했다는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의 의회 증언으로 위기에 몰려 있다. 보수파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쿠바정책을 뒤집겠다며 또다시 ‘오바마 지우기’에 나선 것은, 국면을 바꿔 정치적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대선 때 꺼내들었던 극단적인 정책들을 현실로 만들면서 난국을 타개하고 지지층 결집을 노리는 계산이란 것이다.

트럼프 측은 코미의 증언이 ‘사법방해’의 결정적인 증거를 내놓지는 못했다고 보기에, 대대적인 국면전환에 나설 것이라고 의회 전문매체 더힐은 전했다. 일자리 등 경제 살리기 행보와 대외 정책이 대표적인 국면 전환용 카드다. 트럼프는 지난 9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코미 관련 질문이 이어지자 “국가 운영으로 돌아가고 싶다”면서 일자리, 재정적자, 북한, 중동을 ‘집중할 문제들’로 제시했다. 1조달러 인프라 재건 프로젝트의 구체적인 계획들도 속속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미를 깎아내리기 위한 역공도 시작했다. 트럼프는 코미의 증언 다음날 트위터에서 증언 내용을 모두 “거짓말”로 규정하고 오히려 “기밀을 유출한 자”라고 비판했다. 전날 백악관 기자회견에서도 수사중단을 요청하거나 충성맹세를 강요한 적 없다고 부인했다. 선서를 하고서 증언할 수 있느냐는 압박성 질문에는 “100%”라고 했고, 로버트 뮬러 특검에게도 진술할 수 있다고 했다. 트럼프의 선거본부장을 지낸 코리 루언다우스키는 10일 트럼프 정부에 호의적인 폭스뉴스에 출연해 코미가 1000만달러(약 112억원) 상당의 출판계약을 맺었다는 언론 보도를 들며 “책을 팔려고 나선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 ‘딥스테이트(정권에 반대하는 막후의 숨은 권력)’는 실재한다”면서 음모론에도 불을 지폈다. 코미 증언 당일 트럼프가 보수단체 연설에서 “우리는 포위됐다”고 강조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역공이 먹힐지는 미지수다. 상원 법사위원회는 청문회 자진 출석을 거부한 코미 소환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코미 증언 2라운드가 이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코미의 증언이 대통령 탄핵 사유가 될 수 있는 사법방해에 해당하는지 의회 차원의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되는 것이다.

다이앤 파인스타인 민주당 상원 법사위 간사는 공화당 소속인 척 그래슬리 법사위원장에게 사법방해에 대한 조사를 요구하는 서한을 발송했다. 파인스타인은 CNN에 “사법방해인지 의문이 제기된 모든 이슈를 법사위가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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