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카 지상화' 가로지른 화물 트럭···2005년 이후 7차례 훼손

2018.02.01 15:41 입력 2018.02.01 18:36 수정

페루 나스카 평원의 거대 지상화가 무단 난입한 화물 트럭에 의해 훼손됐다. 100m에서 300m에 달하는 수백개의 지상화로 구성된 나스카 유적은 최근 10여 년 동안 7차례 훼손됐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화물 트럭 난입으로 페루 나스카 평원의 거대 지상화 3부분이 훼손됐다. 나스카|EPA연합뉴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화물 트럭 난입으로 페루 나스카 평원의 거대 지상화 3부분이 훼손됐다. 나스카|EPA연합뉴스

페루 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오후 9시 쯤 ‘파나메리카나 수르’ 도로 424㎞ 지점을 지나던 화물 트럭이 갑자기 나스카 보호 지구에 난입했다. 현장에는 출입 금지 푯말이 서 있었지만 트럭은 이를 무시하고 지상화를 가로질렀고, 가로 50m, 세로 100m의 범위에 걸쳐 타이어 자국을 남겼다. 이 때문에 나스카 지상화의 3부분이 훼손됐다고 현지 매체 엘 코메르시오는 보도했다.

트럭 운전사 하이네르 예수 플로레스 비고는 유적 훼손 혐의로 체포됐다. 그는 “트럭의 바퀴 중 하나에 문제가 생겨 이를 확인하기 위해 도로를 벗어나려 했다”며 “그 곳이 나스카 유적인지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EPA는 그가 톨게이트 비용을 아끼려고 도로를 우회하려 했다고 보도했다. 페루 형법에 따르면 유적 훼손 행위는 징역 3년에서 6년 형에 처해진다.

나스카 유적지는 1000㎢가 넘는 해안 사막 지역에 걸쳐 그려진 370개의 동식물 그림과 기하학적 문양들로 이뤄져 있다. 문양들의 크기가 100m에서 300m에 달해 하늘 위에서 보지 않고는 그 형체를 제대로 확인할 수 없다. 1500년 전에서 2000년 전 사이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이 유적지가 항공기가 상용화된 1940년대에서야 발견된 건 이 때문이다. 1994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2014년 촬영된 페루 나스카 평원의 거대 지상화.  나스카|AP연합뉴스

2014년 촬영된 페루 나스카 평원의 거대 지상화. 나스카|AP연합뉴스

나스카 유적 훼손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유적지 근처를 지나는 ‘파나메리카나 수르’ 도로가 건설되면서도 훼손 사례가 발생했고, 유적지 내에 군 기지가 설치된 적도 있었다. 2014년에는 그린피스 소속 환경 운동가 볼프강 시딕이 기후 변화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려 유적지에 들어갔다가 발자국을 남겼고, 벌금 20만 달러가 부과됐다. 엘 코메르시오에 따르면 나스카 유적 훼손 사례는 2005년 이후에만 7차례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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