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원주민 ‘마오리족’ 언어 열풍

2018.07.29 21:17 입력 2018.07.29 21:18 수정

한때 사용자 3.7%까지 급감

최근엔 문화로 즐기는 수단

음악차트 1위·교육수요 증가

뉴질랜드 원주민 마오리족의 언어 ‘마오리어(티 리오)’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28일(현지시간) 가디언은 “마오리어가 인기를 끌면서 뉴질랜드 최대도시 오클랜드에서 남쪽 끝 항구도시 인버카길에 이르기까지 마오리어 교육에 대한 수요를 맞추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지금처럼 마오리어가 환영받은 때는 없었다고 입을 모은다. 마오리어의 재활성화를 연구하는 오클랜드대 아라페라 벨라 느가하 교수는 “뉴질랜드 고유 언어를 배울 가치가 있다는 인식이 커졌다. 마오리어 공부는 이제 ‘쿨한(멋진)’ 일이 됐다”고 말했다.

호주 등 타 지역 원주민이 마오리어 인기 요인을 알아보기 위해 뉴질랜드에 올 정도다.

20세기 유럽인의 뉴질랜드 정착이 본격화한 이후 마오리어 사용인구는 급격히 줄었다.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영어를 해야 했으며 학교나 보육시설 등에선 마오리어 사용을 제한했다.

이에 따라 1980년대 들어 마오리족의 20% 정도만이 마오리어를 쓰게 됐다. 2013년 조사에서는 뉴질랜드 인구의 3.7%가 마오리어를 구사한다고 응답했다.

마오리어는 이제 누구나 문화로 즐기는 수단이 됐다. 지난달 마오리족 헤비메탈 밴드 ‘에일리언 웨펀리’의 앨범 <투(Tu)>는 뉴질랜드 음악차트 1위에 올랐다.

마오리 그룹 ‘마이모아’가 지난해 발매한 <와이루아>는 유튜브 조회수 550만회를 돌파하며 그해 뉴질랜드에서 가장 많이 본 영상이 됐다. 2016년 순수 마오리어로 제작한 데뷔곡 ‘마이모아티아’는 발표 직후 세계적 팝가수 저스틴 비버를 밀어내고 뉴질랜드 아이튠즈 차트 1위를 차지했다.

기업들도 뛰어들었다. 지난해 9월 디즈니는 2016년 개봉작 <모아나>의 마오리어 버전을 새롭게 내놓았다. 구글과 영국 이동통신업체 보다폰은 마오리어 보호를 위한 정부기관 마오리어위원회와 합작해 구글맵 내 잘못된 마오리어 지명을 바로잡는 캠페인을 벌였다.

뉴질랜드 정부도 마오리어 확산에 힘쓰고 있다. 집권 노동당은 지난해 9월 총선 당시 2025년까지 모든 학교에 마오리어 관련 교과목을 개설하겠다고 공약했다.

저신더 아던 총리(38)는 지난 2월 건국기념일 연설 중 첫 49초를 마오리어로 했으며, 지난달 출산한 딸 니브의 중간이름에 마오리어 ‘테이 아로하(사랑)’를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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