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도 정치인” 조코위 ‘아들 밀어주기’ 논란

2024.01.25 13:09 입력 2024.01.25 13:46 수정

한 남성이 지난 22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대선 공보물 앞을 지나가고 있다. AP연합뉴스

한 남성이 지난 22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대선 공보물 앞을 지나가고 있다. AP연합뉴스

대선을 3주 앞두고 조코 위도도(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자신의 아들이 속한 후보 진영을 노골적으로 밀어준다는 비판에 처했다.

25일(현지시간) 자카르타포스트에 따르면, 조코위 대통령은 전날 자카르타 할림 페르다나쿠수마 공군 기지에서 그가 특정 후보를 지지한다는 비판에 대해 “대통령도 정치인 자격으로 선거 운동에 참여할 수 있다. 국가 기관과 시설을 사용하지만 않는다면 대통령도 한 쪽을 선택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이어 “대통령도 동일한 민주적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누구의 편을 드느냐는 질문에는 “내가 묻고 싶은 말”이라며 답을 피했다.

조코위 대통령은 지금도 높은 대중적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다음달 14일 치러지는 대선에 출마할 수 없다. 이미 재선까지 한 터라 3연임 제한 조항에 걸리기 때문이다. 대신 그는 이번 선거에서 장남인 기브란 라카부밍 라카를 내세워 ‘정치 왕조’를 구축하려 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기브란은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 후보 겸 국방부 장관의 부통령 러닝메이트로 출마했다.

인도네시아의 선거법에 따르면, 현직 대통령과 부통령 그리고 기타 국가 공무원은 선거 캠페인에 참여할 수는 있지만 이를 위해 국가 시설을 사용하는 것은 금지된다. 또한 캠페인에 참여하려고 할 경우 휴가를 써야 한다.

문제는 조코위 대통령이 내세우는 정책과 행보들이 기브란과 프라보워 후보를 우회적으로 지지하는 모양새라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는 점이다. 조코위 대통령은 최근 기브란, 프라보워 후보와 만찬하는 장면을 공개해 논란을 일으켰다. 또한 관용차를 타고 이동하던 중 주민들을 향해 창문 밖으로 손을 내밀고 손가락 2개를 ‘V’자로 흔드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기브란과 프라보워 후보의 기호는 2번이다.

조코위 대통령이 엘니뇨로 피해를 입은 저소득층에게 현금성 지원을 하는 것, 공무원 급여를 5년 만에 처음으로 인상한 것 역시 프라보워 진영에 유리한 행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국립연구혁신청(BRIN)의 피르만 누르 연구원은 대통령이 선거에서 어느 한 편을 선택할 수 있다는 주장이 인도네시아의 신생 민주주의에 “나쁜 선례가 될 수 있다”고 자카르타포스트에 밝혔다. 그는 “대통령은 민주적 경쟁에서 후보자들에게 평등하다는 인식을 주는 등 정치 수완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며 “조코위 대통령은 윤리를 무시하고 선거에 너무 깊이 개입했다”고 밝혔다.

대통령도 선거 운동에 참여할 수 있다는 조코위 대통령의 발언에 다른 후보들은 반발했다. 간자르 프라노워 후보는 “(아들을 지지하는 것은) 분명히 친족주의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강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으며, 아니스 바스웨단 후보 역시 “사람들이 스스로 판단하도록 맡겨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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