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80만명 몰린 광저우역 아수라장…‘귀성전쟁’ 150여명 부상

2008.02.01 18:09
베이징 | 홍인표특파원 iphong@kyun

50년 만의 폭설로 중국 철도 교통이 상당수 마비된 가운데 한때 80만명의 귀성객들이 몰렸던 남부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역에서 마침내 안전사고가 발생했다.

홍콩 언론은 1일 광저우역 관계자의 말을 인용, 지난달 31일 오후 5시쯤 광저우역 광장에서 몰려든 인파가 앞다퉈 역 구내로 들어가는 과정에서 여러명이 쓰러져 부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현지에서는 적어도 한 명이 숨졌다는 풍문이 돌았으나, 광저우역 관계자는 사망자가 발생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이날 광저우역은 상당수 구간의 열차 운행이 정상화했다는 당국 발표를 믿고 귀성객들이 갑자기 몰려들면서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경찰은 안전 유지를 위해 3시간마다 한 번씩 역 출입구를 개방해 승객들을 들어가게 했으나, 마음이 급한 승객들이 서로 들어가겠다고 몸싸움을 벌이다 사고가 일어났다. 인파에 떼밀려 짐보따리를 놓친 경우 아예 도로 찾을 엄두도 내지 못 할 만큼 인파가 많았다. 역에 들어가던 도중 가족들과 헤어져 잃어버린 가족을 찾아나선 경우도 적지 않았다. 이 같은 광경은서전쟁 피란 행렬을 방불케 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대합실에 들어가지 못 한 채 역광장에서 오랜 시간 기다려온 승객들은 “얼른 들여보내달라”면서 경비 경찰들과 몸싸움을 벌이면서 욕을 퍼붓기도 했다. 일부 승객은 경찰이 설치한 철제 난간을 뛰어넘어 역 안으로 진입하기도 했다. 대합실이나 광장이 인산인해를 이루면서 쓰러지거나 다치는 승객도 급증하고 있다. 31일 오후 4시 현재 150여명의 승객이 쓰러져 역 구내에 마련된 임시진료소에서 진료를 받았다. 대부분은 응급처치를 받고 돌아갔으나 2명은 상태가 위중해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임시진료소에 파견된 의사는 “승객들이 워낙 많은 인파에 파묻혀 순간적으로 질식하거나 떼밀려 찰과상을 입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전했다.

왕융(王勇) 철도부 대변인은 앞으로 광저우역을 떠날 승객을 200만명으로 추산하면서 “5일 동안 매일 40만명을 수송하면 설날 연휴 전에는 모두 고향에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남부 지방에 또다시 눈이 내리고 있어 이 같은 계획이 실현될지는 의문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달 10일부터 시작된 폭설로 1일 현재 가옥 14만9000채가 무너지는 등 직접적인 경제 피해만 327억위안(45억4000만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중·남부 지방 전답 700만㏊도 피해를 입었고 닭, 오리 등 가금류 1435만마리를 비롯해 돼지 87만두, 소 8만5000두, 양 45만두가 폭설로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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