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노벨평화상 수상자이자 인권운동가인 류샤오보(劉曉波)의 사망을 계기로 중국의 온라인 검열 장벽이 더 높아지고 있다.

‘중국판 트위터’인 시나닷컴 웨이보(微博)에서는 현재 류샤오보는 물론 류샤오보의 아내인 류샤 등의 단어가 검색 제한됐다. 이 단어를 검색창에 넣으면 ‘관련 법률법규와 정책에 따라 해당 검색 결과를 표시할 수 없다’는 안내문이 나온다. 심지어 특정 인물이 이름이 아닌 ‘노벨평화상’ 같은 일반적인 단어조차 류샤오보와 연관 있다는 이유로 차단됐다.

중국 당국은 류샤오보의 사망을 계기로 정부에 대한 비판이 목소리가 커지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의 집권 2기가 출범하는 19차 당 대회를 앞두고 있어 통제는 더 심화되고 있다. 류샤오보에 대한 추모 열기가 당국에 대한 불만 표출로 이어질 가능성을 차단하려는 것이다. 1989년 중국 민주화 시위인 톈안문 사태도 후야오방 총서기 사망을 계기로 촉발했다.

추모 움직임을 통제하려다 보니 심지어 ‘RIP’도 금기어가 됐다. ‘Rest In Peace’의 약자인 이 단어는 ‘평화롭게 잠들다’는 추모의 의미다. 중국 누리꾼들이 당국의 검열을 피해 류샤오보를 추모하기 위해 RIP를 쓰자 이 조차도 삭제에 나선 것이다. 검색하면 ‘관련 법률법규와 정책에 따라 해당 검색 결과를 표시할 수 없다’는 안내문이 나온다.

촛불이나 촛불 사진, 복역 중이던 류샤오보가 참석하지 못한 노벨평화상 시상식을 상징하는 빈 의자도 검열 대상이다. 모바일 메신저인 웨이신(微信)에서는 류샤오보가 포함된 문장은 전송이 되지 않고 있다.

중국 당국은 류샤오보에 대한 보도를 자제하라는 지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또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인권투사 류샤오보에 최대 경의를 표한다”고 애도한 데 대해서도 모 인사(류샤오보)의 죽음을 이용해 중국 정치 제도를 공격하고 있으니 보도와 전제를 하지 말라는 통지문을 각 매체에 전했다.

최근에는 만화 캐릭터인 위니 더 푸(곰돌이 푸)도 정치적으로 민감해졌다.

시진핑 국가 주석을 희화화 할 수 있다는 이유로 만화 캐릭터인 위니 더 푸도 검열을 받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지난 2013년 시진핑 주석과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가진 후 시 주석을 위니 더 푸에 비교하는 만화가 온라인 상에 퍼진 것이 계기가 됐다. 이 만화가 시 주석의 체형을 희화화한다는 지적에 따라 웨이보, 웨이신에서 삭제되고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